매경닷컴 MK스포츠(美 메사) 안준철 기자
“연습 때니까 많이 나가는 거죠.”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김태균(38)에게 타구가 멀리 나간다고 묻자 “큰 의미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에서 진행 중인 팀 스프링캠프에서 배팅볼을 때리는 김태균의 스윙은 간결해져 있었지만, 힘은 더 붙은 느낌이었다. “이야 타구 좋다”라는 주변의 격려 속에서도 김태균은 묵묵히 스윙을 이어갔고, 훈련이 끝난 뒤에는 비오는 듯 땀을 흘렸다.
↑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배팅 연습을 마친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김태균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美 메사)=안준철 기자 |
“기술적인 문제보다 멘탈이 흔들렸다.” 김태균이 스스로 진단한 부진의 원인이었다. “원래 내 야구 스타일이 좋은 공만 치고 안좋은 공은 골라내는 것이었는데 지난 2년 동안 멘탈이 흔들리다보니 나쁜 볼에 손을 댔고 좋은 타구도 안나왔다.” 그렇게 김태균은 초심을 되새기고 있었다.
김태균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배트에 정확하게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태균은 “ 올해 캠프에서는 전보다 공을 좀 더 정확히 맞추려고 생각하고 있다. (연습 타구 비거리가 늘어난 것은) 배트 중심에 잘 맞아 나가고 있다는 결과가 아닐까. 공이 멀리 나가든 적게 나가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려면 배트 중심에 잘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도 빠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타자들의 감량은 스프링캠프의 흔한 풍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일부러 살을 빼려고 하진 않았다”며 웃었다.
한국야구를 이끌었던 황금세대인 1982년생 선수 중 하나인 김태균은 ‘명예회복’이라는 말에는 조심스러웠다. 김태균은 “개인적으로 몇 년째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 시기다.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명예회복도 잘 될 거 같다”며 “어쨌든 지금 거의 프로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쯤을 달리고 있으니까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1년짜리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올 시즌 반등 뒤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김태균은 “현역 생활은 할 수 있으면 최대한 더 하고 싶다. 내 몸이 허락하고 정신과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때까진 할 것이다”라며 “개인적인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2001시즌 신인왕을 수상하며 한화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한 김태균의 명예회복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