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메사) 안준철 기자
“슬라이더, 몸쪽으로 던지겠습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 불펜에서는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렸다.
타석에는 한용덕 한화 감독이 서 있었다. 한 감독은 마운드에서 불펜 피칭을 하는 투수의 공을 지켜보면서 “야! 좋다!”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스프링캠프를 찾은 심판들도 마찬가지였다. 포수 뒤에서 스트라이크 콜을 외쳤던 전일수 심판위원도 “볼 좋은데”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한화 이글스 신인투수 남지민이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에서 2020시즌 각오를 밝혔다. 사진(美 메사)=안준철 기자 |
남지민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 중 한명이다. 이날 불펜 피칭은 60개를 던졌다. 남지민은 “포심 패스트볼은 좌우로 던졌고,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던졌다”며 “스플리터는 이번 캠프에서 정민태 코치님께 배웠다. 원래는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스플리터가 손에 더 익어서 이번 캠프에서 많이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9위까지 추락한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 채드벨의 뒤를 받쳐줄 토종 선발진 재편이 올 시즌 과제다. 신인이지만, 캠프에서 기대를 높이고 있는 남지민도 후보 중 하나다. 지난 21일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는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시 합격투를 선보였다. 남지민은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지민의 최대 무기는 148km까지 나오는 포심패스트볼이다. 이닝이 더해져도 구속이 쉽사리 줄지 않는다. 남지민도 자신의 장점에 대해 “아직 100%가 아니고,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148km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남지민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좋아해 야구선수가 된 케이스다. 공교롭게도 남지민의 은사인 김백만 부산정보고 감독도 2001년 신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다. 남지민은 “(김백만) 감독님이 프로 가서 적응 잘 할 것이라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환하게 웃었다.
프로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8)다. 남지민이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품게 한 선수 중 한명이다. 남지민은 “이대호 선배님과 승부에서 초구는 몸쪽 직구(포심)를 던지고 싶다. 맞더라도 배운다는 자세로 정면승부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애리조나의 뜨거운 태양 아래 ‘아기 독수리’ 남지민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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