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2003년 제춘모 코치님 성적을 뛰어넘겠습니다.”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SK와이번스 좌완 김태훈(30)의 각오는 다부졌다. 선발로 시작하는 2020시즌 김태훈의 목표는 ‘10승’으로 명확했다.
지난 2년 동안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던 김태훈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선다. 염경엽 SK감독은 김태훈에 5선발 임무를 부여했다. 이전부터 염 감독은 김태훈이 불펜보다는 선발에 더 나은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1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김태훈이 동료와 가볍게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김태훈도 선발 보직에 강한 애착과 함께 의욕적이었다. 마당쇠로 자신의 주가를 높이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2018시즌도 선발로 나온 적이 있어서 선발 등판이 낯설지만은 않다.
하지만 김태훈은 선발로 처음 시작하는 자세다. 염경엽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강조한 부분 중 하나인 ‘루틴’ 정립을 위해 노력 중이다. 김태훈은 “선발을 맡게 돼 부담이 되진 않는다. 감독님이랑 코치님이 정해주셨으니까 맞춰서 하는 게 선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루틴을 만드는데는 문승원(31)에게 많이 물어보고 있다. 문승원은 지난 시즌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김태훈은 “선발투수 루틴에 대해서는 (문)승원이 형한테 주로 물어보고 있고, 예전 2군에서 선발로 등판할 때를 잘 떠올려 나만의 루틴을 찾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재활에 방점을 맞췄던 김태훈은 본격적으로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범경기는 물론 시즌 개막까지 연기된 상황이다. 선수로서는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태훈은 “저로서는 좀 더 여유가 생긴 듯 하다. 수술하고 재활하고 실전까지 빠듯한 일정이긴 했다”며 “오늘 불펜 피칭은 50개를 던졌는데,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물론 개막까진 시간이 있으니 투구수도 늘리고 컨디션을 100%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의 목표는 뚜렷했다. 절친한 선배기이기도 한 제춘모 코치의 2003시즌 성적인 10승(6패)이다. 김태훈은 “선발투수는 10승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만큼 해야 팬들이나 감독님, 코치님도 뿌듯해 하실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김태훈의 성공적인 선발 정착에 올 시즌이 달린 SK다. 김태훈도 루틴을 정립하며 풀타임 선발투수로 던질 준비를 마쳤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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