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김성범 기자
지난해의 성공은 달콤했다. 그러나 이영하(23·두산 베어스)는 그에 취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갈고닦았다.
이영하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자체 청백전에 청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0km. 1회 연속 안타를 맞은 이후로는 14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영하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총 6차례 등판해 18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ERA) 2.50 성적을 내고 있다. 탈삼진 15개에 볼넷은 2개. 내용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지난달 그는 개막이 기약 없이 연기되는 것에 컨디션이 다운되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지만, 슬럼프도 가뿐히 이겨낸 모양새다.
↑ 이영하가 청백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그는 17승 투수가 됐지만 여전히 배울 점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
작년과 달라진 입지에도 부담이 없었다. 이영하는 지난해 29경기를 등판해 163⅓이닝 17승 4패 ERA 3.64로 국내 투수 대들보로 올라섰고, 시즌 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도 나갔다. 그래도 그는 바뀐 입지를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이영하는 “선발 다섯 명중에 내가 막내다. 입지의 변화를 못 느끼겠다. 그리고 원래 다들 나보다 잘했던 형들이다. 형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배운 것도 있었다. 비시즌 동안 유희관(34)에게 느린 커브를 전수받았고, 이 날 청백전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아직 “개막 전까지 속구와 느린 커브를 점검해야
17승에도 자만은 없었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운을 뗀 이영하는 “한 번 잘했으니 더 인정받고 싶다. 포수 형들과도 얘기 많이 나누며 배우고 있다”라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