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감사하죠.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기회를 주시네요.”
LG트윈스 김호은(28)이 활짝 웃었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을 앞두고 만난 김호은은 “기회를 받은 만큼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LG트윈스 김호은이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오지환이 준 배트와 배팅장갑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호은은 LG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 중 하나다. 이날 자체 연습경기 전까지 김호은은 자체 청백전에서 40타수 14안타(2루타 3개) 타율 0.350, 7득점 6타점 4사사구 5삼진을 기록 중이다.
자체 청백전에서는 간간이 4번타자로도 나서고 있다. 연세대 시절 4번타자를 소화했던 김호은이다. 하지만 김호은은 “솔직히 4번 부담은 없는데, 거기에 의문 아닌 의문 있다. 더 잘하는 형들 있는데, 형들도 ‘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며 “4번 스타일인지 저도 모르겠다. 저는 공(을) 보고 공(을) 치는데, 장타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다. 물론 짧게 치려고 하는 건 아니다. 계속 연구하고 있다. 앞에서 치려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호은은 이병규 코치와 임훈 코치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이병규 코치님은 선수들만의 자세를 뜯어고치지 않으려고, 자신만의 폼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주시니까 멘탈적으로 좋았다”며 “임훈 코치님은 스윙을 할 때 (허리)꼬임을 풀면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줄곧 외야수로 나섰지만, 1루 수비도 어색하진 않다. 김호은은 “외야는 많이 뛰어 다녀야 한다. 1루수는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되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1루가 편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김호은의 목표는 1군 데뷔이다. 2018년 9월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되면서 병역을 해결한 김호은은 지난해에도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지만, 1군 데뷔는 하지 못했다. 그는 “공익 근무를 하면서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맞히지도 못하는 스윙을 했다. 그래도 1년 동안 (2군에서) 공도 많이 보고 후반기부터는 타이밍이 맞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잠실야구장은 김호은에게는 꿈의 무대다. 연세대 시절 고려대와의 정기전을 통해 익숙하긴 하지만, LG 유니폼을 입고는 잠실에서의 기록이 없다. 김호은은 “사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모르겠다. 사실 1년 더 기회를 받았다는 생각이 크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욕심은 없다. 하지만 언제가 한 번은 불러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한다”며 “1군은 늘 꿈꿨던 무대다. 잠실야구장에서 첫 안타가 목표인데, 그걸 시작으로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LG 선배 야수들도 김호은의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김호은은 “LG 팀 분위기가 가족같다. 형들이 너무 잘해 준다. (김)현수 형은 1루수 미트 새 것을 하나 맞춰주기도 했는데, 자기가 쓴던 것도 줬다”면서 “룸메이트인 (오)지환이형은 배트와 배팅장갑을 줬다”며 자신의 배팅장갑에 새겨진 오지환 이니셜을 공개하기도 했다.
부쩍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