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160만 달러(약 19억6000만 원)와 35만 달러(약 4억3000만 원). 몸값 차이만 4배가 넘는다.
2020시즌 KBO리그 외국인 선수 기준 최고 연봉 타일러 윌슨(LG)과 최저 연봉 테일러 모터(키움)가 처음으로 맞붙었다. 대결 결과는 윌슨의 판정승이었다.
윌슨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연습경기에 LG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모터는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6번 3루수로 뛰었으나 타순과 포지션이 바뀌었다.
↑ LG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치르는 윌슨은 16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외국인 선수 30명 중 몸값이 가장 비싸다.
반면, 2019년 KBO리그 타점왕이자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자 제리 샌즈(한신)의 재계약 무산으로 영웅 군단에 합류한 모터는 35만 달러에 서명했다.
새 외국인 선수의 최대 계약 금액이 100만 달러(약 12억300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프로는 돈이지만 모터에겐 돈이 전부가 아니다. 모터는 지난 1월 31일 스프링캠프 출국 인터뷰에서 “올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 몸값이 가장 적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기를 뛸 땐 다 같은 야구선수다.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꿈을 위해 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 외인의 맞대결은 한 번밖에 없었다. 2월 29일 삼성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이후 58일 만에 실전을 치른 윌슨은 최대 3이닝만 던질 계획이었다.
모터가 타석에서 윌슨의 공을 본 건 3회였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1·2회를 막은 윌슨이었다. 모터는 연습경기 안타가 없지만 4타석 연속 풀카운트를 벌일 정도로 투수를 괴롭혔다.
3회 선두타자로 나선 모터는 윌슨의 초구 볼을 골라냈다. 하지만 주도권은 윌슨이 잡았다.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며 2개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144km 높은 속구로 모터를 1루수 땅볼 아웃 처리했다.
↑ 키움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 연습경기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말 타일러 윌슨을 상대했으나 결과는 1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그러나 조금 늦더라도 준비과정은 완벽했다.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짧지만 강렬했다. 최고 구속은 145km로 투구수는 46개. 스트라이크 비율은 69.6%였다.
윌슨은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투심은 묵직했고 커브는 예리했다. 키움 타자의 배트에 윌슨의 공을 맞혀도 힘이 없었다. 윌슨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전광판에 빨간불이 빠르게 켜졌다.
윌슨은 3회 2사 후 박준태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마지막 피안타였다. 곧바로 서건창을 낙차 큰
3회까지 36개의 공을 던진 윌슨은 4회에도 마운드를 밟았다.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김하성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첫 4사구였다. 윌슨의 투구는 거기까지였다. 2020년 신인 1차 지명 이민호와 교체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