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년차가 쌓일수록 우승에 대한 목마름은 커졌다. 어느덧 출발선은 보이지 않고 결승선에 다다르고 있다. 다음을 기약하기엔 기회가 얼마 없다. 슈퍼스타이자 간판선수로서 많은 걸 누렸으나 ‘무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1세기 들어 KBO리그 우승을 경험한 팀은 총 5개다. 해체한 현대를 제외하면 삼성(7회), 두산, SK(이상 4회), KIA(2회)만 정상을 밟았다. 20년이 넘도록 정상을 탈환하지 못한 롯데, LG, 한화는 ‘들러리’ 신세였다. 키움, NC, kt는 상대적으로 창단 역사가 짧지만, 우승이 없어 ‘신흥강호’가 될 수 없었다.
2020년 KBO리그 최고령 등록 선수는 박용택(41·LG)이다. 2002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KBO리그 통산 2139경기에 출전했다. 앞으로 85경기를 뛸 경우, 정성훈(2223경기)을 넘어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다.
↑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둔 박용택의 목표는 오직 우승뿐이다. 19번째 시즌에 그의 간절한 꿈은 이뤄질까.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박용택은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경험도 신인 시절이 유일했다. 이토록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할 줄 몰랐다던 박용택은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은퇴 번복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첫 우승을 향한 마지막 기회다.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하다. 비교 불가다. 2019년의 배영수처럼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는 박용택은 “후배들에겐 ‘다음’ 기회가 있다. 하지만 난 다르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올해 원하는 건 우승뿐이다”라고 밝혔다.
박용택은 “큰 약점도 없다”며 2020년 LG의 우승 확률이 어느 해보다 높다고 예측했다. 교류전을 통해 천적 두산을 연거푸 제압하기도 했다. 자신감이 커진 쌍둥이 군단도 ‘꿈은 이루어진다’라며 우승컵을 맏형의 은퇴 선물로 주겠다고 의욕이 넘친다.
박용택은 ‘원 클럽 맨’이다. 줄곧 LG 유니폼을 입었다. 해외로 진출한 적도 없다. 반면, 1982년생 동갑내기인 이대호(38·롯데)와 김태균(38·한화)는 해외에서 뛴 적이 있다.
프로 데뷔 후 우승컵에 입도 맞췄다. 김태균은 2010년 지바 롯데에서, 이대호는 2014년과 2015년 소프트뱅크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개인의 한은 풀었으나 팀의 한을 풀지 못했다. 롯데와 한화는 이대호와 김태균이 입단하기 훨씬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각각 1992년과 1999년으로 이대호가 초등학생, 김태균이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한화 혹은 롯데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다면, 엄청난 반전 드라마다. 1년 전 한화는 9위, 롯데는 10위에 그쳤다.
특히 역대 KBO리그에서 전년도 최하위가 1년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1984년 롯데가 유일했다. 다만 당시에는 6개 팀만 있었다. 또한, 1983년 롯데의 승률은 0.434로 1위 MBC와 승차는 12경기였다. 2019년 롯데의 승률은 0.340으로 1위 두산과 승차가 39경기였다.
↑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두 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 오른 적은 없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어렵게 다시 야구를 할 기회를 얻은 이택근은 ‘백의종군’의 자세다. 연봉도 5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깎였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그에게 욕심은 없다. 그렇지만 우승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
이택근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다. 현대 소속으로 2003년과 2004년 우승 세리머니에 함께 했다. 그러나 그는 ‘히어로즈’의 첫 우승에 의미를 뒀다. 2008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한 영웅 군단은 한국시리즈 준우승 2번(2014·2019년)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택근은 “팀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