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김성범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과 라울 알칸타라(28)는 팀 내 공식 ‘유라인’이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이영하(23)는 유희관(34)에게 커브를 전수받고 새 시즌에 나선다. 투수조장 유희관의 알뜰살뜰 리더십이 돋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두컴컴했던 프로야구 개막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4일 잠실야구장 훈련 후 취재진을 만난 유희관은 지난날을 “3차 캠프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아직은 개막이 와닿지 않는다고. 유희관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팬들의 함성소리가 그립다. 팬들의 소중함을 얻은 시간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팬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면 에너지가 발생하고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어린이날은 항상 만원관중 아니었나. 시국이 시국이라 아쉽지만, TV로 나마 행복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 투수 조장 유희관은 동료 투수들을 살피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진(서울 잠실)=김성범 기자 |
플렉센에 헤어스타일에 대해 “와이프가 잘라줬다고 하더라”라고 운을 뗀 유희관은 “둘(플렉센, 알칸타라)에게 ‘너희는 유라인이다’라고 교육했다. 사실 플렉센은 ‘조크 데이’였다며 어제 남은 머리를 자르고 지금은 삭발 상태다. 그래도 다들 하루 웃으면서 즐겁게 넘어가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가 팀에 녹아들고자 노력했고 착하다. 선수단의 마음을 많이 움직였다. 난 투수조장이니까 밥도 같이 먹으며 챙기고자 했다. 외국 생활은 안 해봤지만 타지에서 생활해 이방인처럼 느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외국인 둘은 팀 전력의 반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야 팀도 발판을 얻을 수 있다”라며 외국인 선수를 챙긴 이유를 설명했다.
유희관의 구질을 배운 이도 있다. 토종 에이스 이영하다. 이영하는 유희관의 90km대 커브를 전수받아 90km에서 최대 150km를 던지는 투수로 탈바꿈했다.
“(이)영하가 인터뷰할 때 양현종 김광현만 이야기해서 ‘왜 내 얘기는 안 해줘’라고 했더니 그래서 얘기하는 것 같다”라고 겸손을 드러낸 유희관은 “몇 번 가르쳐줬다. 국가대표 투수도 됐고,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기대치가 높아져 부담감도 생길 것이다. 나도 반짝했을 때 기대치가 높아졌던 때가 있는데 영하에게 그런 부분도 얘기해 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FA를 앞둔 시즌이지만 준비는 여느 때와 같다. FA 직전 시즌에 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