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롯데 2군이 추천한 ‘선발투수’ 장원삼(37)은 조기 강판했다.
장원삼은 12일 열린 KBO리그 사직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0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가 상대한 타자는 18명이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미국을 다녀온 아드리안 샘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주간 자가격리하면서 롯데는 ‘대체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허문회 감독은 2군이 추천한 투수를 쓰겠다고 천명했고, ‘롯데맨’이 된 장원삼이 기회를 얻었다.
↑ 장원삼이 12일 열린 KBO리그 사직 두산베어스-롯데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애초 지난 9일 사직 SK전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취소돼 등판이 사흘 뒤로 미뤄졌다. 장원삼의 선발 등판은 2019년 5월 14일 사직 LG-롯데전 이후 364일 만이다.
허 감독은 “군에서 장원삼의 구위가 가장 좋다고 하더라”며 투구수를 80개로 책정했다.
장원삼은 1회에만 20개의 공을 던졌다. 공 2개로 선두타자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타율 및 안타 1위 페르난데스를 시작으로 오재일 김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페르난데스가 홈까지 밟으면서 0의 균형도 빨리 깨졌다.
하지만 행운도 따랐다. 오재일이 김재환의 안타 뒤 좌익수 전준우의 홈 송구를 틈 타 3루까지 내달렸으나 ‘오버런’이었다. 뒤이어 최주환이 볼넷으로 나가며 2사 1, 2루가 됐으나 김재호를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잡았다.
솜 고를 여유가 없었다. 고비는 계속됐다. 장원삼은 2회 박세혁과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정수빈에게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장타를 허용했다. 공이 높았다. 추가 실점. 앞서 1루수 이대호가 허경민의 파울 낙구 위치를 놓친 것도 뼈아팠다.
노병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한 직후 장원삼은 공 1개로 박건우를 범타로 아웃시켰으나 두산의 소나기 펀치는 끝날 줄 몰랐다. 페르난데스의 2루타, 오재일과 김재환의 연속 안타가 타졌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0으로 벌어졌다.
두산 타자들은 장원삼의 공을 어렵지 않게 배트에 맞혔다. 롯데는 투수 교체를 준비했다. 송승준이 부랴부랴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그렇지만 롯데의 두 번째 투수는 빠르게 투입되지 않았다. 장원삼이 최대한 버텨줬다. 1사 1, 2루에서 최주환을 2루수 인필드플라이,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길었던 2회를 마쳤다.
허 감독은 장원삼 카드를 고수했다. 3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장원삼은 처음으로 무실점 이닝을 기록했다. 박세혁에게 또 안타를 맞았으나 2루
장원삼이 4회에 마운드를 밟을 일은 없었다. 송승준으로 투수가 바뀌었다. 장원삼의 투구수는 58개였다. 두산 선발투수 알칸타라(3이닝 기준 68개)보다는 10개를 덜 던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