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SK의 개막 6경기 성적표는 ‘1승 5패’다. 3년 만에 최악의 출발이다.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의 첫 시즌이었던 2017년 개막 6연패 이후 가장 부진하다. 그리고 ‘감독’ 염경엽에겐 첫 경험이다.
SK는 12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5-9로 졌다. 안타(9-12), 홈런(1-1), 4사구(4-2)의 생산 능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SK는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1회 1실점, 3회 3실점, 4회 4실점으로 초반에 대량 실점을 하며 주도권을 뺏겼다. 믿었던 1선발 닉 킹엄은 3⅔이닝 10피안타 1피홈런 8실점 5자책으로 백기를 들었다. 8실점은 올해 KBO리그 선발투수 1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10일 대구 KIA전의 삼성 백정현).
↑ 염경엽 SK 감독(가운데)이 12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2회초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한동민(62번)을 격려하고 있다. 하지만 SK는 이후 8점을 내주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사진=옥영화 기자 |
SK는 지난해 개막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에도 4승 2패로 초반 성적이 괜찮았다.
그러나 10개 구단 체제 후 3년간은 3승 3패(2015년), 2승 4패(2016년), 6패(2017년)로 ‘초반에 강하다’는 인상을 주는 팀이 아니었다. 초반 성적 부진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다. 2017년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올랐다.
예단하기 힘들지만 SK가 미끄러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7일 문학 한화전부터 내리 4경기를 졌다.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9년 이후 4연패는 이번이 네 번째다.
최다 연패는 2019년 9월 15일 문학 kt전부터 24일 수원 kt전까지 기록한 6연패다. 뒷심 부족으로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뺏긴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으나 잊고 싶은 악몽이 되살아난다.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SK의 KBO리그 성적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심지어 플레이오프에선 한 판도 못 이겼다.
투·타의 불균형이 심하다. 타율(0.250) 9위, 평균자책점(5.50) 6위에 머물러 있다. 출루율은 0.300으로 삼성과 공동 9위다.
홈런 공장으로 불렸으나 외야 관중석으로 날린 타구는 5개에 그쳤다. 한화(4개) 다음으로 적다. 도루 7개(1위·100% 성공률)로 ‘뛰는 야구’를 펼쳤으나 돌파구가 되지 못했다.
경기당 평균 3.67득점으로 한화(3.29득점)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무득점도 두 차례(5일 문학 한화전·10일 사직 롯데전)나 된다. 마운드마저 엇박자다. 앞문과 뒷문이 번갈아 삐걱거리고 있다.
SK 선수들은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의 공백 우려에도 ‘괜찮다’는 반응이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김태훈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 염 감독은 ‘새 얼굴’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으나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염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히어로즈를 지휘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SK 사령탑이 됐다. 이번이 감독으로서 맞이하는 여섯 번째 시즌이다.
개막 6경기를 5할 승률로 마치지 못한 것은 2015년(2승 4패)에 이어 두 번째다. 5승 1패가 한 번(2019년), 4승 2패가 두 번(2013·2016년)이었다. ‘염갈량’조차 예상하지 못한 초반 부진이다. 그는 타개할 ‘묘책’을 찾아낼까.
■감독 염경엽의 시즌별 개막 6경기 및 최종 성적
2013년 : 4승 2패 (4위·준PO 패)
2014년 : 3승 3패 (2위·KS 패)
2015년 : 2승 4패 (4위·준PO 패)
2016년 : 4승 2패 (3위·PO 패)
2019년 : 5승 1패 (2위·PO 패)
2020년 : 1승 5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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