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시즌 초반 흔들리는 kt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이대은(31)이 부진하다. 다음엔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오판’이었다. 이대은의 부진으로 kt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은은 13일 현재 2패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9.00(6이닝 8실점 6자책)을 기록했다. 다섯 차례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건 딱 한 번(8일 잠실 두산전)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패전투수 이대은은 어색했다. 2019년 6월 이후 불펜으로 이동한 뒤 한 번도 패전이 없었다. 홈런도 벌써 2개나 허용했다. 지난해 구원 36경기에서 피홈런 3개를 기록했던 이대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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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위즈 마무리 투수 이대은은 13일 현재 2패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다섯 차례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건 딱 한 번(8일 잠실 두산전)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올해는 낯설지가 않다. 이대은이 등판할 때마다 불안해지는 kt 팬이다. kt가 3연패를 한 10일 잠실 두산전부터 13일 창원 NC전까지 이대은은 승리의 파랑새가 아닌 ‘방화범’이었다.
kt는 13일 창원 NC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7로 졌다. 이틀 연속 탈꼴찌 기회를 놓쳤다. 이대은은 6-5의 10회에 피안타 4개와 고의볼넷 1개, 희생타 1개로 2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3-3의 9회말에 등판한 이대은은 첫 이닝을 공 11개로 가볍게 막았다. 곧바로 kt는 10회초 김민혁(25)의 1타점 3루타로 균형을 깼다. 이대은이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됐다.
하지만 10회말 시작부터 김준완(29)과 나성범(31)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가 됐다. 양의지(33)의 희생타로 3루 주자 김준완이 홈을 밟으며 4-4 동점이 됐다.
야수도 이대은을 돕지 못했다. 이상호(31)의 평범한 땅볼을 유격수 심우준(25)이 실책을 범했다. 1사 1, 2루에서 권희동(30)의 안타에 홈까지 쇄도하던 2루 주자 나성범을 아웃시키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됐고, 이대은은 2사 만루에서 강진성(27)의 끝내기 안타에 결국 케이오됐다.
마치 재방송된 ‘어제 드라마’ 같았다. 이대은은 12일 경기에서도 2점 차 리드를 못 지켰다. 4-2의 9회말 2아웃 2사 3루에서 나성범에게 던진 135km 포크볼이 2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대은이 강판한 후 kt는 10회말 박석민(35)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4-5로 역전패했다.
지난해 6월부터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이대은은 KBO리그 첫 시즌 대성공을 거뒀다. 35경기에 나가 3승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비록 kt가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창단 후 첫 승률 5할을 달성하는 데 이대은의 역할은 상당히 컸다.
하지만 kt의 장점 하나가 사라졌다. 이대은의 구속은 지난해보다 확연하게 떨어졌다. 변화구의 각이 밋밋한 데다 가운데로 몰리고 있다. 올해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무려 1.83이다. 안정감은 전혀 보기 힘들다. 등판할 때마다 난타를 당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kt 뒷문이다. 6패 중 5패가 불펜의 난조 때문이었다. 13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이 8.13으로 KBO리그에서 2번째로 좋지 않다. 김재윤(30)과 김민수(
이강철(54) 감독은 올 시즌이 가장 중요하고 팀이 탄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승리를 지켰던 불펜은 아킬레스건이 됐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