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길어야 한 달이다. 흔들리는 테일러 모터(키움)가 ‘주전 3루수’로서 보여줘야 할 시간은 길지 않다.
우천 취소된 15일 잠실 LG전에서 키움의 3루수는 김주형이었다. 14일 고척 삼성전에는 전병우가 3루를 지켰다. 모터는 14일 경기에 결장했으며 15일 경기의 교체 출전 여부도 불확실했다.
백업 내야수가 된 건 아니다. 손혁 감독의 배려다. 12일 모터의 아내가 한국 땅을 밟았으나 ‘별거’ 중이다. 해외에서 입국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의무적으로 2주간 격리해야 한다. 남편은 힘들어 할 아내를 이해한다. 모터도 3월 말 입국한 뒤 2주간 홀로 생활해야 했다.
↑ 기대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다. 테일러 모터는 앞으로 한 달간 주전 3루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손 감독은 “아내가 낯선 환경에서 따로 지내야 하니까 모터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렇다고 모터를 계속 전력 외로 둘 수는 없다. 모터는 16일 LG와 더블헤더 1차전부터 다시 뛸 예정이다. 포지션은 3루수.
손 감독은 “모터를 당분간 3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전병우 김주형는 백업 내야수로 대기한다.
그렇지만 모터가 팀 내 입지가 단단한 건 아니다. 키움은 개막 후 9경기를 치렀다. 모터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다. 타율은 0.111(27타수 3안타 1홈런)에 그치고 있다. 타율 70위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하위다.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도 있으나 볼 4개를 골라 걸어서 출루한 적은 1번뿐이다. 반면 삼진 아웃이 7번이었다.
수비형 외인으로 평가를 받았던 모터다. 키움도 공격보다 수비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13일 고척 삼성전에서 실책 2개를 저질렀다.
늦어도 한 달 뒤에는 강력한 경쟁자까지 돌아온다. 지난 3월 26일 자체 청백전에서 타구를 맞아 삼두근 부위 혈액 응고로 이탈한 김웅빈은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
김웅빈의 재활 기간은 최대 두 달이다. 손 감독은 김웅빈에 대해 “일단 공격 위주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복귀를 준비할 계획이다. 한 달 내 복귀가 가능하다. 단, 나는 길게 보고 말하는 편이다.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3루수는 손 감독이 가장 먼저 경쟁에 불을 지핀 포지션이다. 스프링캠프부터 김웅빈과 모터, 2명을 놓고 주전 경쟁을
팀과 개인을 위해 모터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틀간 푹 쉰 모터다. 다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15일 더블헤더부터 180도 달라져야 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