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한화 이글스가 치욕적인 18연패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무기력한 경기력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중증 증세만 확연히 나타났다. 19연패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력이다.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간 첫 대결에서 2-5로 완패했다.
18연패다. 역대 KBO리그 최다연패 타이기록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꼴찌의 대명사가 된 삼미 슈퍼스타즈가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5년 세웠던 수치스러운 기록이다.
↑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한화가 2-5로 패하면서 18연패로 35년만에 KBO 역대 최다 연패 타이를 기록했다. 18연패를 앞둔 한화 선수들이 9회말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단순히 계속 패하는 게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실한 경기력이다. 최근 연패 과정에 놓인 한화의 경기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초반 투수들이 잘 던지다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한 이닝에 3~4점을 내준다. 타선은 찬스를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다. 10점 이상 실점도 흔해졌다. 반면 득점은 3점만 내도 120% 실력을 발휘한 느낌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믿을만한 선발카드인 외국인 투수 채드벨을 내고도 졌다. 물론 시즌 개막 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시즌을 늦게 시작한 채드벨이다. 올 시즌 유독 일찍 무너지는 경향이 잦다. 두산 상대로도 1회초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홈런을 맞고 시작했다.
한화의 18연패 악령이 엄습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미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한화 응원단에서는 응원가를 틀면서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허사였다.
두산이 찬스에서 착착 추가점을 뽑아 달아나는 사이, 한화는 따라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사실 찬스를 만드는 것도 버거웠다. 베테랑과 신진급 선수들의 엇박자도 나왔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후 간판타자 김태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때리고도, 1루를 돌아 2루까지 뛰었을 때 육안으로는 외야 송구에 아웃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태균의 태그를 피하는 절묘한 슬라이딩에 세이프 판정이 나왔고, 비디오판독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물론 그게 전부였다. 분위기나 흐름이 바뀌어야 하지만, 한화의 무기력증은 계속됐다.
이날 경기도 완패나 다름없었다. 비록 9회말 2득점은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18연패로 프로야구 최다연패 타이기록이 됐다. 경기 전반을 지배한 무기력증이 만든 결과였다. 투수들은 실점하기 시작하면 대량 실점을, 타자들은 찬스를 무산시키고 잔루만 늘리는 패턴의 반복 말이다.
한화 선수단은 이제 최다연패 신기록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지도 모른다. 이날 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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