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부상 회복 후 시즌 첫 KBO리그 경기에서 안우진(21·키움)이 던진 체인지업은 딱 하나였다. 그는 대단히 만족했다.
허리와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뒤늦게 시즌을 준비한 안우진은 23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리고 곧바로 출격했다. 키움이 8-2로 리드한 8회말에 세 번째 투수로 나갔다.
LG의 공격은 금세 종료됐다. 안우진은 공 9개로 유강남 정근우 오지환을 차례로 아웃시켰다. 7개의 속구 구속이 153~155km였다.
↑ 안우진이 23일 KBO리그 잠실 키움-LG전에서 8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변화구도 점검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1개씩 던졌다. 그는 ‘투 피치’ 투수에 가깝다. 속구와 슬라이더가 뛰어나지만, 이를 받쳐줄 ‘새 마구’가 필요하다.
손혁 감독은 안우진을 2022년부터 선발투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구종 추가는 그중 한 단계다. 안우진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연마하고 있다.
이날 안우진의 마지막 공이 체인지업이었다. 오지환이 140km 체인지업을 배트로 맞혔으나 결과는 1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그는 “오랜만에 1군 경기를 뛰었는데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며 공을 던졌다. 구속도 생각보다 더 좋았다”며 “특히 편한 마음으로 던진 체인지업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안우진은 올해 ‘구원투수’로만 뛴다. 특별 관리도 받는다. 연투하지 않는다. 경기 다음날에는 무조건 휴식이다.
손 감독은 “어제 경기 후 오늘 안우진의 어깨 상태가 좋다는 게 가장 기쁘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안우진은 영웅군단 마운드의 앞문을 책임져야 한다. 2021년까지 불펜에서 활동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그림이다.
손 감독은 “신장(191cm)과 비교해 보폭이 좁다. 자연스럽게 상체 위주의 투구를 해서 체력 저하와 부상 위험이 있다. 앞으로 보폭을 늘리면서 다른 구종도 배워야 한다. (불펜이어도) 풀시즌을 뛰는 게 우선이다. 또한, 불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안우진도 “시즌 전 감독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독님께서) 2~3년간 건강한 투구 자세를 만들고 몸이 더 성장한 다음에 선발투수로 뛰어도 늦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그게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