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확실히 8월의 KIA 불펜은 안정감이 떨어졌다. 앞서가도 불안했다. 깔끔하게 막지 못했다. 그래도 매번 뒤집히는 건 아니다.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KIA 선발투수 가뇽은 제 몫을 다했다. 홈런(1개)도 맞고 볼넷(4개)도 많았으나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7월 21일 한화전 이후 36일 만에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
가뇽의 호투 속에 KIA는 유민상의 데뷔 첫 잠실구장 홈런(1회초 3점)으로 기선을 제압하며 4-2로 리드했다. 6회초 2사 2루에선 대타 이진영 카드가 적중했다.
↑ 홍상삼은 26일 KBO리그 잠실 KIA-두산전에서 8회말에 구원 등판해 2사 1, 2루 위기를 막았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진짜 경기는 가뇽의 강판 이후였다. KIA 불펜이 2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KIA는 박준표의 이탈과 문경찬의 이적 후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 8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7.8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마무리 투수 전상현이 연이어 블론세이브를 올리는 데다 ‘새 얼굴’ 장현식도 난타를 당하고 있다.
25일 경기에서도 불펜이 7실점(3⅓이닝)을 했다. 위태로운 줄타기는 이틀 연속 펼쳐졌다. 선발투수를 교체하자마자 위기가 찾아왔다. KIA 팬이 두 발 뻗고 편하게 볼 이닝이 없었다.
두 번째 투수 김명찬은 아웃 카운트를 1개도 못 잡았다. 볼넷 1개와 안타 2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KIA 불펜이 바빠졌다. 절체절명의 첫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원 포인트 릴리프’ 이준영이 오재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잡았고, 바통을 받은 정해영이 백동훈과 최주환을 연속 3구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두산의 공격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KIA는 8회말에도 궁지에 몰렸다. 서예일의 안타 후 정해영의 송구 실책과 폭투로 1사 3루. 최용제가 정해영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며 4-3, 1점 차까지 추격했다.
↑ KIA는 26일 두산을 제압하고 잠실 5연패를 탈출했다. 하지만 끝까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던 승리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KIA는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다섯 번째 투수 홍상삼이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가슴 졸이던 KIA 벤치는 홍상삼이 페르난데스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자 환호했다.
최대 고비를 넘긴 KIA는 잠실 5연패를 탈출했다. 9회초 무사 만루에서 한승택의 밀어내기 볼넷과 홍종표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다만 전상현이 등판한 9회말에도 삼자 범퇴로 끝내진
KIA는 46승 43패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워갔다. 6위 롯데(45승 1무 41패)와 승차는 0.5경기. 반면, 4연승이 멈춘 두산(51승 2무 39패)는 4위 LG(52승 1무 40패)와 승차가 0으로 좁혀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