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진짜 누굴 써야 하노…”
류중일 LG트윈스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리드오프 이천웅(32)의 부상 복귀가 다가오면서, 이천웅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는 홍창기(27)와의 공존 때문이다.
류 감독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전을 앞두고 “(홍)창기가 너무 잘해주니까 주변에서 (이)천웅이가 오면 누구를 쓸지 궁금해 한다. 큰일 났네, 큰일 났어”라며 껄껄 웃었다.
↑ LG트윈스 홍창기의 좋은 감이 9월에도 계속 이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용규놀이는 이용규(35·한화 이글스)의 전매특허다. 이용규를 상대하는 투수들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다. 파울 커트를 하면서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리기 때문이다. 투수와 한 번 상대할 때 10개 이상의 공을 던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용규놀이라고 한다.
홍창기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훨씬 높은 유형의 타자다. 파울로 상대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경우가 많다. LG가 공격을 쉽게 풀 수 있는 것도 홍창기가 밥상을 잘 차리는 이유가 크다.
류 감독은 “출루율도 좋고, 아웃이 되도 5~6개의 파울을 만들어 낸다”며 “그동안 타격 포인트가 조금 늦었는데, 시합을 나가면서 포인트를 앞으로 당겼다. 경기를 하다 보니 야구가 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입단 후 가장 많이 뛰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업그레이드가 되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격려를 이어갔다.
감독의 칭찬 덕분인지 홍창기는 이날도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 홍창기는 1회초 경기 시작부터 SK 선발 백승건을 상대로 4구째에 안타를 뽑아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비록 후속타의 불발로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지만, 최근 홍창기의 좋은 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1-2로 뒤진 3회초 무사 2루에서 볼넷을 골라내 찬스를 중심 타선에 연결했다. 이후 LG는 양석환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과 유강남의 역전 적시타로 4-2로 리드를 잡았다.
4-4로 맞선 4회초에 홍창기는 오지환의 2루타로 득점 찬스에서 다시 한번 볼넷으로 출루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이어 상대 실책과 라모스의 3점 홈런으로 LG는 4점을 뽑아내며 8-4로 점수 차를 크게
홍창기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한 번 정한 주전선수에 기회를 우선 주는 류중일 감독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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