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타워에 들어서게 될 외국인 전용카지노 입구.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준공을 앞둔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이 롯데관광개발 주요 주주로 등장한 건 작년 말이다. 5.29%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코로나 19가 확산된 상반기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는 10.02%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시민단체들은 외국인 카지노 기반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한 연금 투자를 놓고 즉각 반발하고 있다. 여행업종 중에서도 대형 외국인 카지노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공적가치에 부합하냐가 핵심 쟁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빠르면 다음주 건물 준공이 완료되는 드림타워 내에 지난 2018년 인수한 LT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4.5배 크기로 확장해 입점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투자의 성과를 떠나 국민연금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사행산업 활성화에 일조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 19개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지난 7일 △국민연금이 롯데관광에 지속 투자한 이유 △국민연금이 강조하는 책임투자 위배에 대한 입장 △롯데관광 투자 철회 검토 의향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이들은 "국민의 연금 보험료로 도박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투자만으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대 여론도 팽팽하다. 제주도 지역경제와 관광업계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연금의 투자를 반기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도박 = 사행 산업' 논리는 내국인 카지노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드림타워에 들어서는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이라 오히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외화 벌이의 효과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 준공을 목전에 둔 제주 드림타워 전경. 국민연금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롯데관광개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진 = 롯데관광개발] |
비단 국내 뿐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연금의 카지노 기업 투자는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Capital Group·Capital Research & Management)은 글로벌 카지노업체인 샌즈와 MGM 등 다수의 카지노 기업 주요 주주로 해당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윈 마카오(Wynn Macau)와 갤럭시 엔터테인먼트(Galaxy Entertainment) 두 기업에는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 Group)와 블랙록(BlackRock) 등도 각 개별국가 연금의 투자를 대행해 글로벌 카지노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산업적 효과에 주목하는 관광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카지노는 연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 지역 관광산업에 재투자되는 등 경제효과가 적지 않단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연금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관광 혁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달 지역사회 영향과 기여도, 도민 의견 등을 종합 판단해 드림타워 카지노 확장이전에 대한 적합판정을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도 국민연금 투자 자금 회수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는 빠르면 다음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준공이 완료되면 5성급 별등급 심사와 함께 외국인 카지노 이전 신청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특급호텔과 한류 콘텐츠, 카지노로 구성된 복합리조트로 업태를 확장, 코로나 사태가 진성세에 접어들면 실적이 퀀텀점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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