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7일 잠실 LG전에서 7회말에 김현수의 만루 홈런이 터진 뒤 야수 4명을 한꺼번에 교체한 롯데다. 손아섭 전준우 마차도 이병규를 빼고 김재유 민병헌 신본기 오윤석을 투입했다. ‘백기’를 들었다는 인상이 강했다.
스코어는 0-9로 패색이 짙었으나 빅이닝을 만들 파괴력이 있는 롯데 타선이다. 두 번(8·9회초)의 기회도 남았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타일러 윌슨의 투구수는 103개. 8회초엔 LG 불펜 투수가 나설 차례였다.
경기를 포기한 거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롯데는 추격자다. 6위도 아니고 7위다.
↑ 허문회 롯데 감독은 17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7회말에 김현수의 만루 홈런이 터지자 주전 4명을 교체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5위 두산과는 4경기 차. 38경기가 남은 만큼 역전 기회가 있지만 아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허 감독이었다.
하루 뒤인 18일 허 감독은 이에 대해 “긴 원정 6연전을 치르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다. 7회말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이) 너무 오래 서 있었다. 주축 선수의 체력을 소모했다고 판단해 교체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늘은 경기가 어렵다’라고 판단한 건 아니라고 했으나 에둘러 ‘다음’을 기약했다고 했다. 허일을 대타 첫 번째 카드로 사용한 것도 20일 NC와 더블헤더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함이다.
허 감독은 “나도 (현역 시절에) 해봤지만 대타가 쉽지 않다. 더블헤더를 앞둔 데다 허일이 최근 경기를 안 뛰었다. 스코어도 0-5여서 더블헤더 준비도 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17일 경기의 선발투수였던 서준원은 64개의 공만 던지고 3⅔이닝(5실점)만 소화했다.
허 감독은 “60구를 넘겼을 때 서준원이 이틀(금·토요일)을 쉬고 일요일에 등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 교체했다. 서준원의 가세로 우리 팀의 불펜이 더 강해졌다. 그리고 이길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ro1k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