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옵트 아웃'이 꽉 막힌 양현종(33)의 미국행에 열쇠가 될 수 있을까.
KIA와 협상을 중단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양현종에게 또 다른 협상 기술에 대한 조언이 나왔다. 옵트 아웃을 활용해 운신의 폭을 넓히라는 것이었다.
옵트 아웃이란 구단이나 선수측에서 일정 조건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것을 말한다.
↑ 메이저리그와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옵트 아웃 옵션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MK스포츠 DB |
40인 로스터 보장은 못하지만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해 경쟁할 기회를 줄 수 있는 팀들이 현재 양현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계약에서 양현종측이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있었다. 로스터 보장은 안되더라도 상황에 따라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는 조항만은 꼭 챙기라는 조언이었다.
동부지구의 한 구단 스카우트는 "예를 들어 3월24일까지 25인 로스터에 합류시키지 않을 경우 자유 계약으로 푼다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렇게 되면 그 팀은 아니더라도 눈여겨 보고 있던 다른 팀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A라는 팀과 계약했다가 경쟁에 밀렸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B나 C팀은 양현종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40인 로스터가 모두 차서 빼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지만 한달 뒤의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 부상으로 빠질 수도 있고 불펜 투수가 필요한 팀이 나올 수도 있다. 정식 메이저리그 계약이라면 모를까 스플릿 계약이라면 한 팀에만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 기한을 정해 그때까지 결정을 내려주지 않으면 옵트 아웃을 활용해 자유 계약으로 풀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스프링캠프를 잘 치러도 그 팀에 자리가 없으면 꼼짝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옵트 아웃으로 새 팀을 찾을 수 있게 되면 좀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어차피 마이너리거를 감수하겠다는 자세라면 옵트 아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양현종은 잃을 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챙길 건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한 팀에만 목을 메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첫 계약 팀에서 출발을 하더라도 자리가 나지 않으면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어야 한다. 옵트 아웃은 그런 양현종에게 매우 의미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서 좋은 모습을 보여도 A팀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강등돼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 속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어차피 스프링캠프서 승부를 봐야 하는 양현종이다.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보다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선 옵트 아웃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협상의 기술로 신중히 고려해볼 만 하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