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광속구' 집안 싸움이 펼쳐진다. 경기 내용도 궁금하지만 그들이 어느 정도 스피드까지 찍을 수 있을지 역시 뜨거운 관심사다.
키움 안우진(22)과 장재영(19) 이야기다.
안우진과 장재영은 토종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다. 누가 시속 160km의 벽을 먼저 넘을 수 있을까. 둘 모두 타고난 재능이 있어 누가 먼저, 그리고 더 빨리 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안우진(왼쪽)과 장재영이 160km 광속구 집안 경쟁을 펼치고 있다. 훈련에 앞서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는 안우진과 장재영. 사진(고척)=김재현 천정환 기자. |
현재 페이스는 안우진이 조금 앞서있다. 최고 구속에 있어서는 안우진이 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에서 벌써 최고 155km의 빠른 공을 찍었다. 154km도 몇 차례 나왔다.
문제는 꾸준함이다. 꾸준하게 150km를 넘기지는 못하고 있다.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에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안우진은 "평균 구속 150km를 넘는 선발 투수가 목표다. 그런데 평균 구속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펜 투구에서 평균 구속은 140km대 후반이 나오고 있다. 간혹 한 번씩 150km를 훌쩍 넘기는 공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에도 관심을 두고 있지만 구속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안우진의 생각이다. 최고 구속에 대한 욕심도 분명히 갖고 있다.
평균 구속은 장재영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최고 구속은 153km 정도였지만 꾸준히 150km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스피드가 확실히 남다른 투수다. 스피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말은 안하고 있다. 다만 기록이 확실히 말해주고 있다. 평균 구속이 150km를 넘는다"고 밝혔다.
또 한 명의 광속구 투수 후보인 롯데 프랑코가 아직 140km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경험에선 안우진이 단연 앞선다. 안우진은 지난해 이미 160km를 기록한 바 있다.
안우진은 작년 10월18일 두산전서 전광판에 160km를 찍은 바 있다. 파울이 되며 가속이 붙기는 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무시 무시한 속도였다.
지난해 이미 평균 구속 152.3km로 150km를 넘었다.
다만 올 시즌 선발 투수로 보직이 변경된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아무래도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는 힘 조절을 해야 한다. 순간적인 파워 보다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안우진은 최고 구속을 내는 데는 제약은 따른다. 그러나 스스로 스피드에 대한 의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만큼 최고 구속 도전에 대한 의지 또한 분명히 갖고 있다.
장재영은 경험이 많은 투수는 아니다.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신인일 뿐이다. 모든 것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고 구속을 기록하는 데 있어서는 안우진보다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보직에 대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은 최대한 편한 상황에서 테스트를 할 생각이다. 보직이 확정되지 않았다. 일단 가장 편한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정확한 보직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장재영은 최고 스피드를 찍는데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짧은 이닝 동안 자신을 폭발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장재영은 고교시절 "프로에 들어가면 160km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타자에게 홈런이 있다면 투수에겐 구속이 있다.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만으로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투수들은 하늘이 내린 재능을 갖고 있는
지금 구속만으로 야구장을 설레게 할 수 있는 두 파이어볼러가 자존심을 걸고 신.구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누가 먼저 160km를 넘을 것인가. 또한 한국 최고 기록인 레다메스 리즈의 162km까지 깰 수 있을까. 두 파이어볼러의 집안 싸움이 볼만해 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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