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최고 155km를 찍은 광속구 투수고 한 명은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심준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게 되면 고교 야구 투수 랭킹 1,2위를 다툴 선수들이다.
서울고 김서현(18)과 충암고 윤영철(18)이 주인공이다.
↑ 서울고 김서현(위)과 충암고 윤영철(아래)은 고교 투수 랭킹 1위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순위 지명권을 지닌 한화의 계산기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
특히 1순위 지명권을 쥐고 있는 한화가 눈여겨 보고 있는 투수다.
김서현은 올 시즌 15경기에 선발 출장해 2승2패, 평균 자책점 1.58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40.1이닝을 던져 무려 4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사사구는 13개에 그칠 만큼 안정감 있는 제구력도 선보였다. WHIP가 0.98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구속이 빠른 선수들이 크게 부족한 한화에서 더 많이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선수다.
그러나 쉽게 김서현을 선택할 수는 없다. 그가 고교 랭킹 1위라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암고 윤영철의 존재가 김서현의 독주를 막고 있다.
윤영철은 최고 145km 정도의 구속을 갖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좌완 투수라는 강점이 있고 경기를 풀어갈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12승1패, 평균 자책점 0.90의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60.1이닝을 던져 삼진을 91개나 잡아냈다. 반면 사사구는 11개에 불과했다. WHIP도 0.72로 짠물 투구를 했다. 기록적인 면에서 그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투구 유형이나 스피드 등에서 김서현과 윤영철을 집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팀 상황에 따라 필요도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단 어느 투수를 선택하더라도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투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2순위 지명권을 지니고 있는 KIA가 여유를 부리고 있는 이유다. 김서현 아니면 윤영철을 품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서 있기 때무에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KIA는 누가 와도 좋은 상황. 김서현이 오면 팀의 전체적인 스피드가 상승할 것이고 윤영철이 오면 좌완 선발 왕국을 꿈꿀 수 있게 된다.
KIA 관계자는 "김서현도 좋고 윤영철도 좋다. 한화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를 뽑을 수 있게 된다. 구단에서도 1라운드 지명에 대해선 별 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보다는 한화가 더 머리가 아플 것으로 보인다. 우린 한화의 선택 그 이후를 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교 투수 랭킹 1위에 대한 복잡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그럴수록 KIA는 여유가 생긴다. 양 팀의 운명이 어떻게 갈리게 될 것인가. 당장 내년부터 최소 10년간은 이번 드래프트 선택의 결과를 놓고 이런 저런 말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