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임동혁, 허수봉, 임성진이 더 성장해서 한국 배구 간판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달 31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남자대회 체코와 3-4위전 3-2 승리 후 임도헌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남긴 말이다.
한선수, 신영석, 문성민, 박철우 등 남자 배구를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마지막이 다가오는 시점. 발리볼 챌린저컵에서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패기, 투지는 물론이고 유럽의 장신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순) 허수봉, 임동혁, 박경민, 임성진은 한국 배구의 미래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
정민수를 대신해 선발 리베로로 나선 박경민 역시 V-리그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를 보여줬다. 날다람쥐답게 공의 도착 지점을 빠르게 예상하고 가 공을 살려냈고, 리시브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물론 이번 대회만으로 이들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 한 가닥 수확은 얻었다. 분명 젊은 선수들도 형들 못지않은 실력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임도헌 감독은 "박경민, 임동혁, 허수봉, 임성진이 더 성장해서 한국 배구 간판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준 게 고무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임동혁과 임성진, 어릴 적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이들에게도 지금이 남다르다. 임동혁은 "친구들이 있다 보니 재밌고, 편하게 배구했다. 더 자주 뛰면서 더 좋은 기량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성진도 "더 잘 해서 오래 배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미 네 선수는 소속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허수봉은 지난 시즌 라이트와 레프트를 병행했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6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602점, 공격 성공률 52.89%에 리시브 효율 28.83%를 기록했다.
임동혁은 35경기에 출전해 418점, 공격 성공률 53.72%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크게 기여했고, 임성진도 31경기에 출전해 168점 공격 성공률 43.73%, 리시브 효율 26.32%로 활약했다. 박경민도 리시브 효율 51.82%, 세트당 디그 2.676개를 기록하며 리시브 효율과 디그 모두 1위에 올랐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우승은 일구지 못했지만 팬들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들을 축으로 더 어린 선수들이 올라온다면 남자 배구의 부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편 대회를 3위로 마무리한 임도헌호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나선다. 한국은 2일 다시 모여 3일과 4일 간단한 훈련을 진행한 뒤 5일 출국한다. 8일 첫 경기를 갖는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