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흑인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일어난 말다툼이 원인이 되었다는데요, 자칫 '인종 갈등'으로 격화될 우려가 있어 보입니다.
정성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9일 미국 시민권자인 박 모 씨가 운영 중인 댈러스 남부 흑인 밀집 지역의 한 주유소.
무하마드라는 흑인 손님이 휘발유 값이 비싸고, 10달러 이하는 직불카드를 왜 받지 않느냐며 따지면서 박 씨와 말다툼으로 벌어졌습니다.
언쟁 중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무하마드의 말에 화가 난 박 씨는 "당신도 아프리카로 가라"고 맞받아 쳤고, 이 와중에 박 씨가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흑인 주민들이 박 씨의 주유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흑인 인권단체와 종교계까지 가세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태가 악화하자 댈러스 지역을 담당하는 조윤수 주 휴스턴 총영사가 댈러스를 방문해 현지 한인 단체와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 인터뷰(☎) : 조윤수 / 주 휴스턴 총영사
- "한계가 뭐냐면 두 미국 사람들의 분쟁에 한 나라의 공관이 관여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고요… . 첫째는 상황을 파악하고 우리 한국 단체장들과 지도자들이 이 문제가 확산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총영사관은 댈러스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들이 흑인 손님들과 마찰을 피할 수 있도록 친절히 대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댈러스 흑인사회의 반한 감정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주유소 불매운동이 '반 아시아' 감정으로 확산하는 모습이어서 사태가 쉽사리 해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 gallant@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