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BBC 유명 진행자의 추악한 아동 성폭행 파문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당사자는 이미 숨졌지만, BBC가 이를 은폐한 듯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40여 년간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지미 새빌.
자선 활동에도 앞장서며 영국 여왕에게 기사 작위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새빌이 세상을 떠난 뒤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습니다.
새빌이 최소 200여 명의 어린 소녀들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방송사 분장실과 스튜디오에서 소녀들을 유린하고, 심지어 봉사활동을 나간 병원에서 미성년 환자를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영국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 인터뷰 : 캐머런 / 영국 총리
- "새빌의 범행에 관한 주장으로 나라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혐의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BBC는 지난해 새빌의 범행을 폭로하는 기획물을 제작해놓고도 방영을 보류하고는 추모 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BC 사장은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범행이 발생한 데에 회사의 책임도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엔트위슬 / BBC 사장
- "수년간 BBC의 문화와 관행이 새빌의 범행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BBC에 대한 신뢰와 명성에 분명히 의문을 일으킬 겁니다."
BBC는 폭로물 방송을 보류한 책임자를 해임한 데 이어 관련자 10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영방송으로서의 신뢰에는 이미 금이 가버렸습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