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해킹 공격한 '어나니머스'는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꼽을 정도로 국제적인 집단입니다.
북한에 사이버전을 선포한 어나니머스는 어떤 단체인지 이혁준 기자가 설명합니다.
【 기자 】
가면 쓴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
'익명'이라는 이름처럼 조직 규모도 정체도 알려지지 않은 이들은 이미 지난 2월 초 북한 김정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인터뷰 : 어나니머스 유투브 메시지
- "북한 이탈주민은 위협을 받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비난을 받지 않고 군대를 키우는 데만 치중한다. 이런 정책을 지속하면 우리는 갈등의 당사자를 모두 쓰러트릴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심 사이트 공격과 해킹.
김정은의 사퇴와 북한의 핵개발 중단을 압박하는 어나니머스는 북한 주민을 자유롭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악동 짓을 하는 소규모 해킹 모임에서 출발한 어나니머스는 굵직한 해킹 사건을 주도하며 국제적인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극비 외교정보를 공개한 위키리크스에 기부를 하지 못하도록 한 비자와 페이팔에 디도스 공격을 퍼붓고,
자사 프로그램을 무단 공개한 고객을 고소한 소니의 웹사이트를 한 달 정도 마비시켰습니다.
중국의 방위산업체, 인터폴, 미국 정보당국까지 해킹 대상의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어나니머스의 가면은 역사 속 실존 인물 가이 폭스를 추종한다는 의미, 가이폭스는 영국 국교회 개종에 반대해 의회 폭파와 국왕 살해를 계획하다 처형당했습니다.
지식의 자유, 부패한 정부의 통제 거부, 검열 반대를 원칙으로 내세운 이들은 이른바, 해킹 행동주의자, 핵티비스트의 대표격입니다.
어나니머스의 공격은 어떤 국가나 기업도 통제하기 어려워 북한 사태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