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중동의 독재자들을 줄줄이 쫓아낸 '아랍의 봄'을 기억하십니까.
'아랍의 봄'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에서 시작됐는 데, 이젠 여성인권 운동 즉 페미니즘 열풍의 진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튀니지 법무부 청사 앞.
프랑스 여성 두 명과 독일 여성 한 명이 상반신을 드러낸 토플리스 시위를 벌입니다.
창살을 잡고 저항하는 이들은 여성 인권 운동, 페미니즘 단체인 피멘 소속.
'내 몸의 나의 것'이라고 쓴 상반신을 드러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체포된 튀니지 여성 아미나를 구하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이들은 결국 공중도덕 침해로 체포됐고,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한 달 만에 교도소에서 풀려났지만,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 인터뷰 : 조세핀 마르크만 / 독일 여성
- "한달 이상 우리가 교도소에서 갇혀 있었다면 그들은 우리를 완전히 말살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과하고 풀려났지만, 우리의 활동은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중동권에서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토플리스 시위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을 촉발시키며 23년 집권한 독재자 벤 알리를 몰아냈고, 그 여파로 리비아의 무하마르 가다피와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등 중동의 독재자들이 국민에 의해 쫓겨났습니다.
북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나라 튀니지가 중동권의 여성 운동에서도 또 한 번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