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을 모두 죽이자는 내용을 여과 없이 방송한 미국 ABC 방송이 궁지에 몰렸습니다.
해당 코너를 폐지하고 공식 사과했지만, 중국인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미 키멜(사회자): 중국에 진 부채 1조 3천억 달러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어린이: 대포를 쏴서 중국인을 다 죽여요.
지미 키멜: 다 죽여요? 참 재미있는 생각이네요.
지난달 16일 미국 ABC 방송국이 방영한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의 키즈 테이블 코너.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에서 어린이 출연자가 중국인을 모두 죽이자고 말한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맞장구를 쳤던 지미 키멜의 뒤늦은 사과는 소용이 없고,
▶ 인터뷰 : 지미 키멜 / 사회자 (지난달 30일)
- "재미난 내용이라고 느꼈고, 누굴 짜증나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누굴 화나게 할 줄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중국인들은 분노했습니다.
재미 중국인 수천 여명이 연일 로스앤젤레스 ABC 본사와 뉴욕 등 28개 도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은 10만 건을 넘었고, ABC 모기업인 월트 디즈니 불매 운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왕 티엔 / 시위 참가자
- "당사자들은 아무도 나오려 하질 않고 우리와 협상하지도 않습니다. 정말 거만한 상대입니다."
궁지에 몰린 ABC 방송은 거듭 사과하고, 해당 코너를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뿌리 깊은 반중국 정서가 드러났고 모욕을 당한 중국인의 분노도 거세, 비판 여론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