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인질 2명에 대해 2억달러(약 2179억원)를 지불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나선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 해부터 인질가족들에게 끈질기게 몸값을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겉으로는 일본의 서방에 대한 반테러작전 지원 중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속셈은 '돈'에 있다는 얘기다. 이슬람국가 건설을 꿈꾼다는 IS가 이처럼 '돈독'이 오르게 된 이유는 뭘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풀려면 IS의 주요 자금줄을 알아야 한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IS의 가장 큰 자금원은 암시장에서 파는 원유다.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최근 언론에 "IS가 암시장에서 원유를 팔아 하루 100만달러(10억5600만원)을 벌어들인다”고 밝혔다.
이들이 원유를 캐는 곳은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의 주요 주둔지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원유는 하루 약 6만배럴 정도다.
생산·정제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뽑는 저질 원유기 때문에 기름값이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작년 초에도 25~60달러 수준에 국경 근처에 사는 터키주민 등에 밀매했다.
문제는 정상적 원유값조차 작년 중반 대비 50% 곤두박질 쳤고 IS가 파는 저질 원유가격도 급락했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IS가 파는 저질 원유가격도 배럴당 15~30달러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인건비조차 뽑기 어려워졌다”며 "서방 공습보다 원유가 하락이 IS에 더 큰 폭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가장 큰 자금줄이 타격받자 다시 납치에 나섰다는 시각이 많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IS는 지난해 11월부터 현재 살해협박을 받고 있는 일본인 인질 중 한명인 고토씨 가족에게 메일을 보내 10억엔(약 100억원)을 요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납치 및 몸값 요구로 지난해만 20억엔 이상의 수입을 얻어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서방에서 가입 조직원은 늘어난 반면 수입이 줄자 세금도 걷기 시작했다. 중동 전문매체 알모니터에 따르면 IS 조직원들은 점령지에서 가정마다 5만 디나르(약 4만6000원)를 보호세 명목으로 걷어가고 있다. 가족 중 한 명도 IS 조직원으로 복무하지 않는 경우 충성세 명목으로 5만 디나르를 추가로 부과한다. 또 다른 자금 충당 방법은 장기 매매다. I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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