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산업분야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연초부터 글로벌 제약업계에 메가톤급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최대 제약업체 밸리언트가 미국 샐릭스제약을 약 101억 달러(약 11조1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주당 인수가는 전날 샐릭스의 주식종가인 157.85달러와 비슷한 수준인 158달러로 정해졌다. 샐릭스 주가는 지난해 말 회계상의 문제점이 적발되면서 한때 86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피인수 기대감이 커지면서 빠르게 상승했다.
캐나다에 소재한 제약업체 밸리언트는 샐릭스를 인수 후 합병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내 실질 세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이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킬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밸리언트는 지난해에도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에 대해 적대적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액타비스가 660억 달러에 앨러간을 사들이면서 불발로 끝났다. 밸리언트는 이번에 인수성공으로 기존 제품 라인업에 샐릭스 전문분야인 위장약을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밸리언트는 샐릭스 인수 전 5년간 M&A에 투입한 자금이 192억 달러에 달했다. 이런 적극적인 M&A가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밸리언트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5억349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억2380만 달러에 5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의 매출도 전년의 20억6000만 달러에서 22억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같은 메가빅딜은 제약업계에서 올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영국 샤이어는 지난 1월 희귀질환 전문 제약업체 미국 NPS를 52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미국 최대 제약업체 화이자는 이달 초 바이오시밀러(복제약품) 선도업체인 호스피라를 170억 달러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이번 샐릭스 인수전에도 샤이어를 비롯해 아일랜드에 본사가 있는 엔도 등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우면 키울수록 파이가 커진다는 규모의 경제가 글로벌 제약업계에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화이자만해도 지난 2000년 워너램버트 인수에 이어 2003년 파마시아, 2009년 와이어스를 인수하는 등 대형 M&A를 통해 다양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손에 넣은 경험
다국적 회계법인인 딜로직 관계자는 "작년에는 미국계 대형 제약사들이 유럽 기업들을 인수후 합병을 통해 세금을 절약하려는'M&A 경향이 뚜렸했다”며 "이런 움직임이 미국외 지역 제약사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 안정적인 주식시장이 거래를 성사되기 쉬운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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