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 추가하락을 막기위해 비상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OPEC 비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유가급락에도 그동안 고집스럽게 감산 불가 입장을 고수했던 OPEC 정책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시장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에자니 엘리슨 마두에케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더 하락하면 앞으로 6주내에 (OPEC 차기 사무총장 자격으로) OPEC 비상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며"이미 OPEC 회원국들과 (비상회의 소집여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두에케 장관은 현재 OPEC 순회의장을 맡고 있고 앞으로 열리는 OPEC 회의를 관장하는 OPEC 차기사무총장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마두에케 장관은"아랍권 국가를 제외한 대다수 OPEC회원국들은 (장기화되는 저유가 상황때문에) 매우 불편한 입장에 놓여있다”며"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윗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신하기는 이르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마두에케 장관이 국제유가를 지지하기 위한 OPEC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뒤 23일 국제유가가 장중 한때 큰폭 반등했지만 곧바로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OPEC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한편 석유 등 원자재 결제통화인 달러강세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6달러(2.7%) 떨어진 49.4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도 배럴당 1.30달러 하락한 59.90달러에 거래됐다.
엘리슨 마두에케 장관의 OPEC 비상회의 개최 발언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OPEC 내부소식통이 비상회의 개최 계획이 없다”며 부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는 6월로 예정된 OPEC정례회의 이전에 급하게 비상회의를 열려면 12개 OPEC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해야 한다.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OPEC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아니고 사우디 다음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도 아닌 나이지리아 석유장관 입에서 나왔다는 점도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떨어지는 배경이다. 비상회의 개최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지더라도 기존 입장(감산 불가)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NN머니도 비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오일프라이스인포메이션서비스의 톰클로자 수석석유애널리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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