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패션이 유행하듯 동물인 침팬지들의 일상에도 패션의 유행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델란드의 심리언어학 연구소인 맥스플래닉 연구소의 에드윈 반 리우웬이 최근 ‘동물인지학’ 저널에 잠비아의 12개 침팬지 그룹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소개했다.
리우웬은 지난 2007년 ‘줄리에’라는 이름의 암컷침팬지가 귀에 풀을 꽂고 다니는 것을 목격한 후 비디오녹화를 통한 연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이런 귀에 풀을 꽂고 다니는 행위에 대해 귀에 질병이나 가려움증이 있는 것을 의심하고 조사를 했지만 해당 침팬지 그룹에 아무런 질병증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됐다. 줄리에는 그냥 풀을 귀에 꽂는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이 5년에 걸쳐 줄리에가 속한 침팬지 그룹과 다른 그룹을 비교조사한 결과 다른 침팬지 그룹들은 반복적으로 귀에 풀을 꽂는 행동을 한 침팬지가 거의 없었다. 반면 줄리에는 168회에 걸쳐 귀에 풀을 꽂았고 줄리에가 속한 그룹의 3분의2에 달하는 침팬지들도 줄리에를 따라서 귀에 풀을 꽂고 다녔다는 것이다. 처음 귀에 풀을 꽂고 다닌 침팬지는 줄리에의 새끼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줄리에와 직접 혈연관계가 없는 개체들도 속속 귀에 풀을 꽂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 2012년 줄리에가 죽은 이후에도 이
WSJ는 “귀에 풀을 꽂고 다니는 침팬지의 행동에 특정의미가 있다고 볼수는 없지만 어쨌든 인간과 같은 유행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사람들이 삐쭉삐쭉한 파랑 버리나 문신을 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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