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공습에 나섰다.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지역 수니파 10개국도 후티를 막기 위한 군사 개입에 참여해 예멘 내전이 중동 전체로 번질 태세다. 특히 후티 배후로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지목되면서 예멘에서 ‘수니파 대 시아파’ 간 종파 대리전이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사우디 공습은 26일 오전 2시(현지시간)에 시작됐다. 사우디 우방인 미국은 이번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날 전투기 여러 대가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북부 알다일라미 공군기지를 폭격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사우디가 이번 작전에 전투기 100대를 동원했고 지상군 15만명도 파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예멘은 후티 반군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축출하고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남부 도시 아덴의 공항까지 장악하면서 세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니파인 사우디를 비롯해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들이 하디 대통령 지키기에 나선 셈이다. 일부 외신들은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이미 국외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하디와 접촉했지만 그의 정확한 소재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예멘 내전이 국제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유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멘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원유 수송에 있어 전략적 해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70달러(3.6%) 오른 49.2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