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주인공이 쓰는 모양의 전자안경을 쓰는 순간 엄청난 덩치의 근육질 야수가 나타난다.
손에 쥔 콘트롤러를 조작하니 야수는 작은 로봇으로 변해 손바닥 안으로 뛰어든다. 심지어 손으로 로봇이 뛰어드는 느낌까지 전해진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실감나는 이미지에 손을 뻗어 만져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증강현실 스타트업 ‘매직리프’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 화면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펴내는 과학기술 전문잡지인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가 최신호에서 선정한 올해 기술 발전에서 ‘새로운 이정표’(Breakthrough)를 만들 10가지 기술에 포함된 ‘매직리프’의 가상현실 기술이다.
이런 기술에는 ▲태양광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곡식을 재배할 수 있는 ‘C4 광합성작용 기술’ ▲조직검사를 대체할 혈액을 통한 암검사 ▲무인차간 무선통신 기술 ▲인간의 뇌복사 등이 포함됐다.
아래는 MIT가 선정한 혁신기술들이다.
◆촉감까지 전하는 가상현실
이미 출시된 증강현실 웨어러블 기기가 많지만 매직리프 기술은 차원이 다르다. 매직 리프의 핵심 영상 기술은 정확한 이미지를 눈에 투사할 수 있어 가상의 3D 사물이 실제 세계의 일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게 만든다. 테크놀로지 리뷰는 “단순히 영화·비디오 응용기술이 아니라 원격의료를 비롯해 , 수천km 떨어진 친구와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통신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의 재료공학자인 줄리아 그리어가 나노아키텍처 기술으로 만든 세라믹소재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어떤 물질보다 가벼우면서 강한 물질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나노 구조로 만들어진 세라믹 소재 원리를 이용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무게는 절반인 배터리를 만들어 낼수도 있다.
무인자동차 시대가 예고됐지만 상대방의 차와 내가 운전하는 차량간 충돌을 막지 못하면 무인차는 위험한 금단의 기술이 될게 뻔하다. 미시건 공대와 GM자동차는 이미 매초마다 10회 이상 무선신호를 보내고 새로운 와이어리스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차량간 디지털로 대화하며 간격을 유지하는 신기술을 만들어냈다. 이 기술은 매년 500만건 이상의 미국내 교통사고와 3만건 수준의 치명적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M은 이미 2017년형 캐딜락에 이 무선 기술을 채용키로 했지만 동일한 기술을 장착한 차량이 적은 관계로 널리 활용되기 까지는 길게는 10년이 걸릴 전망이다.
◆광합성증폭으로 수주 안에 쌀생산, 식량난 해결 기대
태양광을 최대한 활용해 빠른 속도로 쌀을 재배할 수 있는 ‘C4 광합성작용’ 기술은 식량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8개 국가, 12개 연구소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국제 쌀 리서치 기관(IRRI)이 쌀이 옥수수만큼 대량으로, 또 대마초가 자라는 만큼 빠른 속도로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쌀 세포가 이산화탄소를 더 빠른 속도로 모아 좀 더 효율적으로 광합성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술을 벼에 사용하면 재배한지 불과 몇 주안에 수확할 수 있게된다.
공유경제는 이제 질병퇴치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DNA 정보를 공유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치료를 찾을 수 있는 네트워킹 프로그램 ‘매치메이커 익스체인지’(MatchMaker Exchange)가 주인공이다. 캐나다 토론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미국 마이애미, 영국 캠브리지 등 새계 곳곳의 병원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모아 이들 DNA를 비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오스트리아의 분자 생명공학 연구소 IMBA에서 개발한 ‘뇌 올게노이즈’(Brain Organoids) 기술은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뇌 관련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데 혁신을 가져왔다. 뇌 신경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복원해 인간의 뇌 세포가 어떻게 기능을 하고 발달하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IMBA 연구소는 사람의 피부 세포를 추출해 유도만능줄기세포(분화능력이 뛰어난 줄기세포)로 변화시킨 뒤 신경세포로 재탄생시킨다. 작은 버전의 뇌를 만들어냈단 뜻이다.
이스라엘 IDE 테크놀로지의 ‘메가스케일’ 담수 기술은 현존하는 ‘역삼투’ 방식의 염분제거 능력
[이지용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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