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게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이었던 포드.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포드는 미국의 대표 자동차답게 가솔린 엔진의 폭발적 성능을 자랑하는 머슬 카 머스탱을 한국 시장 공략의 최선봉에 세웠다. 단단함으로 대변되는 포드의 상징적 이미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포드가 확 변했다. 최근 유럽산 디젤 세단 ‘몬데오’를 들여왔다. 작심하고 한국 시장에서 포드의 점유율을 확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에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수입차 10대 중 7대는 디젤차다. 디젤 쏠림 현상이 이렇게 심한 시장도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가 휘발유차로만 시장에 맞서는 것은 역부족. 포드는 해답을 유럽에서 찾았다. 포드는 설립 초기였던 20세기 초반부터 유럽시장에 맞는 차를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미국 포드 외에 따로 유럽 포드를 세웠다. 유럽 포드는 이미 수십년간 시장에서 검증된 세단과 SUV를 갖고 있었다. 여기서 한국시장에 맞는 라인업을 골라 들여오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에 포드가 갖고있던 역동적인 미국산 휘발유차 이미지였다. 포드는 영리하게도 몬데오를 들여오면서 포드 브랜드의 노출을 최소화했다. 대신 몬데오 앞에는 ‘유럽에서 탄생한 디젤 세단’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애초부터 기존 미국산 포드와는 다른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포드의 전략은 적중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젤 엔진과 유러피안 감성에 미국차의 기술력을 더했더니 매출이 터지기 시작한 것. 포드는 지난달 포드코리아 사상 최고의 월 실적을 거뒀다. 포드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차량 1044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4136대), BMW(3798대), 폭스바겐(2612대)에 이어 4위에 올라섰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4사의 독주를 깨고 포드가 4위권에 진입한 것도 10년만이었다. 포드코리아의 효자상품 익스플로러와 머스탱이 꾸준히 잘 팔린 것도 사실이지만 몬데오의 신차효과도 상당했다. 몬데오는 3월말 출시되자마자 한주만에 80대가 팔려나가더니 4월 한달간 150대가량이 등록을 마쳤다.
몬데오는 사실 유럽에서는 이미 증명된 베스트셀러 카드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1993년 첫 출시된 뒤 지난 25년간 450만대가 팔려나가면서 4세대 모델까지 이른 장수 아이템이다.
지난 3월말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올뉴 몬데오는 2.0ℓ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해외에서는 1.5리터 모델과 2.0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도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디젤 모델을 도입한 것이다.
연비효율성 측면에서도 단연 앞선다. 복합연비는 15.9km/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유럽차들이 대체로 갖추고 있는 스타트-스톱 기능도 탑재돼있다. 차가 정지했을때 시동을 끄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재시동을 걸면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한 것이다. 올해부터 국내 적용되는 유로6 기준을 만족해 친환경성도 인정받았다.
실내는 포드의 최신 싱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갖춰져있어 간단한 음성명령만으로 핸즈프리 통화와 음악감상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MP3, 아이팟 등을 싱크와 연결해 저장된 연락처를 다운받고 음악도 재생할 수 있는 것. 운전대의 버튼을 누르고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에게 전화가 걸리는 식이다.
안전장비로는 충돌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과 함께 뒷좌석 팽창형 안전벨트 에어백을 갖췄다.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는 것을 감지하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발생시켜 중앙으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한다든지 주행상황에 따라 불빛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 등은 다른 차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뒷좌석 팽창형 안전벨트 에어백’은 완전히 새롭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포드가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에어백 기술이기 때문. 전면 혹은 측면에 충돌이 감지되면, 특수하게 고안된 버클을 통해 압출가스가 배출되면서 안전벨트가 눈 깜짝할 사이에 부풀어 오른다. 팽창된 안전벨트는 충돌에 의한 충격을 흡수하고 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탑승자를 보호하고 목, 가슴, 머리 부상의 위험을 줄여준다. 일반적인 안전벨트와 비교했을 때에도 탑승자의 상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더욱 안전하다. 팽창형 안전벨트는 몇 초 동안 부풀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그 후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어린이 보호용 안전 좌석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부상 위험이 큰 어린이는 물론 노약자들의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포드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안전벨트보다 좀 더 두툼한 느낌은 들지만 착용했을 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몬데오 외관은 세련미와 역동성에 초점을 맞춰져있다. 정지상태에서도 차가 달리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표한한 포드 유럽 디자인 DNA인 키네틱(Kinetic)이 그 중심에 있다. 앞모습은 강인하면서 매끄럽다. 육각형 그릴과 날카롭게 각을 세운 헤드램프, 볼륨감을 살린 보닛 등은 강렬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루프 라인이 낮고 간결하게 획을 그은 숄더 라인은 스포티한 이미지다. 인테리어는 투박한 미국 스타일에서 벗어나 유러피안 감성이 곳곳에 숨쉰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를 시트에 쓰인 가죽과 동일한 소재로 감싸 운전자 손끝이 닿는 곳은 모두 부드럽게 마무리했다.
몬데오는 국내에 두가지 트림(트렌드·티타늄)이 도입됐는데 가격은 각각 3990만원과 4330만원부터다. 경쟁상대인 폭스바겐 파사트 등을 고려해 경쟁력있는 가격선이 책정된 것.
포드는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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