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에어백 제조업체 일본 다카타가 미국에서 3,400만대 차량에 장착된 에어백을 리콜한다.
소비재 제품 관련해 미국 역사상 사상최대 규모 리콜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리콜은 지난 80년대초 진통제 타이레놀에 누군가 청산가리를 투입해 사망사건이 발생한뒤 제조업체인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캡슐 3,100만개를 회수한것이었다. 이번에 다카타가 이같은 사상최대 규모 리콜 기록을 깨는 불명예를 안게된 셈이다.
19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다카타가 에어백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대상을 두배 이상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특정지역에서 운영되는 차량으로 한정, 1,660만대로 잡았던 에어백 리콜대상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해 3,4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이후 전세계 시장에서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대상이 된 차량은 5,300만대로 늘어나게 됐다. 자동차 가격 사이트 켈리블루북(KBB)의 애크쉐이 아난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다카타 집안(다카타 대주주)이 에어백 결함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규모의 리콜은 자동차산업은 물론 다른 어떤 산업에서도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자동차 메이커는 혼다, 도요타, 닛산, 마쯔다, 미쓰비시, 스바루 등 일본산 자동차업체는 물론 BMW, GM, 포드, 크라이슬러, 다임러 트럭 등 11개사(2000~2011년식)다. 한국산 자동차에는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돼 있지 않다.
지난해말 이후 NHTSA가 리콜 대상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동안 다카타는 에어백 결함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리콜확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에어백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운행되는 차량에서만 발견되는 문제이기때문에 리콜대상을 지역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NHTSA가 지난 2월 다카타가 조사에 100%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루 1만4,000달러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면서 다카타가 백기투항을 했다는게 시장 분석이다. 지난 2월 이후 누적된 벌금은 120만달러 정도다. 이번에 다카타가 리콜 확대를 결정하면서 벌금 추가 부과는19일자로 중단됐다.
에어백 산업 조사기관인 밸리언트 마켓 리서치의 스콧 업햄 사장은 “다카타 리콜로 인해 다카타와 다카타의 자동차 메이커 고객들이 40~50억달러(5.5조원)의 비용을 부담해야할 것”으로 진단했다. 리콜비용외에 다카타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건의 집단소송에 걸려있고 미국 법무부 조사까지 받고 있다. NHTSA 추가 조사결과에 따라 더 많은 벌금을 내야할수도 있다. 다만 대규모 리콜사태로 다카타 에어백 평판에 커다란 생채기가 생겼음에도 각종 차량에 들어가는 에어백이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자동차 메이커들이 곧바로 다카타 에어백과의 거래를 끊기는 어렵다고 CNBC는 분석했다.
다카타 에어백은 습기에 노출돼 변질된 압축가스(propellent) 폭발력이 과도하게 커져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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