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순방길에 오른 리커창 중국 총리가 브라질에서 인프라, 자원 등 58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리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35개 투자협정에 서명했다. 전체 투자액은 533억 달러(약 58조원)에 달한다고 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과 브라질 국영은행은 이를 위해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펀드 조성에는 중국공상은행(ICBC)과 브라질 국영은행 카이샤 에코노미카 페데라우(CEF)가 참여한다. 투자펀드는 브라질 대서양 항구에서 페루 태평양 항구를 잇는 남미대륙 횡단 철도 건설 사업, 아바존 열대우림에 세계 세 번째 규모인 벨루 몬치 댐 건설 사업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그 가운데 남미대륙 횡단 철도 건설은 총 사업비가 최소 10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철도가 완성되면 중국은 대두와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 브라질 입장에선 태평양 항구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면서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
브라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은 리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검역 문제로 중단된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할 방침이다. 또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와의 항공기 구매 계약도 예정대로 이행한다. 호세프 대통령과 리 총리는 현재 800억 달러인 양국 간 무역액을 1000억 달러까지 늘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 외에 중국 은행들은 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에 70억 달러 자금 지원도 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중국과 브라질의 협력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 필요하며, 양국은 물론 신흥국의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도 “유엔 창설 70주년인 올해 브라질과 중국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브라질에 이어 26일까지 콜롬비아, 페루, 칠레를 순방한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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