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이 국립대 입학·졸업식 때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제창할 것을 요청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16일 국립대학 학장회의에서 1999년 시행된 ‘국기와 국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기인 히노마루(일장기)를 게양하고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각 국립대의 자주적 판단에 맡기겠다”면서도 관행에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은 제 2차 대전 패전 이후 공식 국기와 국가가 없었으나 국기·국가법 제정으로 일장기와 기미가요에 법적 근거를 부여했다. 일본 학습지도요령은 입학식 등에서 일장기를 게양하고 기미가요를 제창하라고 명기돼 있다. 모든 공립 초·중·고교는 지도요령을 따르지만 그동안 국립대는 자율에 맡겨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부성이 보조금을 빌미로 대학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도통신은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치’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회의가 끝난 뒤 학장들은 “어디까지나 대학 측이 결정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류큐대의 오오히로 하지메 학장은 “집단자위권과 후텐마 기지 논란 등으로 대학개혁의 논점이 다른 방향으로 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류큐대가 창립 이래 국가 제창과 국기 게양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시가대의 사와 류켄 학장도 “국립대로서 납세자에게 책임을 다해야 하지? 국가의 이번 요청에 따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시가대는 국기 게양을 하고 있으나 국가 제창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전체 86개 국립대 가운데 올해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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