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의 조상은 인디언일까 유럽인일까?
미국에서 발견된 8500년 전 유골을 놓고 무려 20년간 지속된 ‘북미 대륙의 조상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을 종식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유골의 DNA가 유럽인의 것이 아닌 현대 북미 원주민의 DNA와 유사하다는 결론이다.
이 유골의 인종이 뭐 그리 중요하기에 이토록 오랫동안 논란이 지속된 것일까.
이유는 유골의 인종에 따라 북미 대륙의 조상이 학계에 알려진 것처럼 인디언 부족이 아니라 유럽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인이라면 ‘약 1만2000년 전 베링해협을 통해 건너온 사람들이 북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했다“는 가설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엄청난 것이었다.
논란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워싱턴주의 케네위크에서 냇물을 걷던 대학생 2명은 우연히 유골을 발견한다. 이 유골은 미국에서 당시까지 발견된 유골 중 가장 연대가 깊고 완벽한 형태여서 인류학자와 고고학자 등 모든 과학계를 들뜨게 했다.
발견된 지명을 따서 케네위크인으로 명명된 이 유골은 즉각 뜨거운 분쟁을 낳았다. 미국 북서부 인디언 5개 부족 연합체는 유골이 자신들의 조상이라며 인디언 전통에 따른 유골의 재매장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유럽 과학자들은 유골이 인디언의 조상이라는 증거는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법원은 재매장이 아닌 과학적 연구 허용에 손을 들어줬다. 법원 판결에 따라 2005년부터 유골에 대한 정밀 연구가 시작됐다.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케네위크인 유골은 결국 유럽인이 아닌 북미 원주민인 것으로 18일(현지시간) 판명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덴마크 과학자들은 DNA 분석을 통해 이 유골의 게놈이 유럽인의 것과는 다르며, 현대 북미 원주민의 것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에 참여한 에스케 빌러슬레브 코펜하겐대 유전학자는 ”케네위크인의 유골은 유럽인과 무관한 게 확실하다“며 ”현대 북미 원주민의 DNA와 가장 가깝다“고 설명했다.
케네위크인 유골의 시조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나 나왔음에도 논란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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