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전쟁을 일으키겠다"며 흑인 교회에 총기를 난사한 살인범 '딜란 로프'가 재판정에 섰습니다.
그런데 희생자 가족들이 로프를 용서하겠다고 말해 미국 사회를 숙연케 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흑인과의 전쟁을 일으키겠다던 21세 백인 '딜란 로프'.
차 번호판에는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의 깃발이 그려져 있고, 옷에는 극단적 인종차별 제도를 운용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로디지아의 국기를 누볐습니다.
심각한 백인 우월주의자인 로프는 성경 공부를 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흑인 교회에 앉아 있다가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희생자는 모두 9명, 법원은 보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약식 재판을 열었고, 안전을 우려해 화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재판장 : 나이는?
로프: 21세.
이어 관례에 따라 유족들은 가해자인 로프에게 말을 건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족들은 고통을 참으며, 살인자를 용서하고 신의 자비를 빌었습니다.
▶ 인터뷰 : 희생자 자녀
- "마음의 상처가 큽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을 용서할 것이고, 나도 당신을 용서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며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우리 모두에게 변화가 필요합니다. 미국 시민이 총기를 규제하자고 하면 의회는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희생자 가족들은 용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 사회는 인종 갈등을 풀 실질적인 해결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