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펀드 의혹이 총리를 흔들다’라는 기사를 통해 국영투자펀드회사인 1MDB의 자금난과 총선 지원 의혹이 나집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전력개발, 도로건설, 원유사업 등을 벌이려고 지난 2009년 만든 투자전문사다.
문제는 이 회사 빚이 420억링깃(12조6000억원)에 달하며 나라 재정 운영과 국가신용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불거졌다. 1MDB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지난 2월에도 채무상황에 실패한 후 아랍에미리트(UAE) 왕족 ‘만수르’가 운영하는 회사로부터 10억달러 긴급 자금을 지원받아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1MDB 경영난에 대해 나집 총리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회사의 경영실패가 2년전 총선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0월 1MDB는 말레이시아 대기업인 젠팅그룹에 23억달러를 투자했다. 젠팅그룹이 갖고 있는 쿠알라룸푸르 발전소에 대한 투자였다. 문제는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2013년도 회계처리 당시 1MDB는 12억달러의 막대한 손실비용을 반영했다. 더 의아한 것은 젠팅그룹이 이같은 계약을 체결한지 몇개월 되지 않아 젠팅측이 나집의 정치후원단체에 3100만달러(34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는 것이다.
외부에선 나집이 이 돈을 갖고 지난 2013년 재선에서 페낭 일대에 학교를 설립하는 등 선심성 정책을 쏟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나집 총리의 전임자 였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모든 게 의혹투성이”라며 “1MDB의 차입금 가운데 273억 링깃(8조2000억원)이 사라졌다”며 한층 거세게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나집 총리는 모든 의혹에 대해 “나쁜 일을 한 적 없다”며 부인 중이다.
라작 총리는 영국 노팅엄대학교에서 산업경제학을 전공한 뒤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페트로나스에서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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