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주의 논란이 있는 남부연합기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공장소에서 결국 퇴출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하원의회는 9일 공공장소에서 남부연합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94, 반대 20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 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상원의회에 이어 이날 하원의회에서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며 통과돼 시행에 들어간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남부연합기를 주의회 구내에 달 정도로 이 깃발에 애착이 컸지만 최근 백인 청년의 흑인교회 총기난사 때문에 여론이 뒤집혔다.
백인 우월주의를 추종하는 딜런 루프(21)는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흑인 감리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권총으로 살해했다. 루프가 소유한 웹사이트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결의문과 함께 남부연합기를 휘날리는 사진이 발견돼 파문이 일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1865년) 때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일부 백인들에게는 남부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자존심으로 통했으나, 흑인들이나 민권운동가들은 그 깃발을 인종차별 상징물로 여겼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는 남북전쟁이 끝난 지 97년이 지난 1962년에 의사당 돔 지붕에 남부연합기를 게양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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