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가 미국과 호주의 대규모 합동군사 훈련인 ‘탈리스만 세이버’에 처음으로 참가한 모습이 11일 공개됐다.
그동안 육상자위대 측은 이에 참가해 미군과 훈련할 뿐 호주군과는 훈련하지 않는다며 3국 연합 훈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모습은 호주군도 참가해 사실상 3국 연합 훈련의 행태가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이날 보도했다.
탈리스만 세이버는 호주와 미국이 2년에 한 번 실시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으로 약 3만 명 이상이 참가한다. 자위대는 2017년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 출범을 앞두고 이 훈련에 처음으로 대원 약 40명을 파견했다. 훈련 기간은 이달 5일 시작해 21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날 훈련은 적 부대가 섬을 점거한 상황에서 자위대와 미군 등이 해상에서 배를 타고 접근해 섬을 탈환하는 것을 가정하고 실시됐다. 육상자위대는 정찰용 보트를 이용해 상륙한 뒤 소총을 들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잡목 지대로 이동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측은 이번 훈련이 특정 국가나 지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것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을 견제하고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에서 중·일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3국이 협력을 강화하며 연대 포위망을 형성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은 호주를 미국과 같은 동맹국 수준은 아니지만 준(準) 동맹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양국은 최근 중국의 해양 진출에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대의 앨런 듀폰 교수는 “자위대의 훈련 참가로 일본과 호주의 안보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미국을 사이에 둔 ‘애매한 친구’에서 기밀을 공유하는 ‘확실한 동지’가 됐다”고 설
일본 정부는 이 외에도 호주의 잠수함 개발사업 선정 절차에 참가하며 ‘준 동맹’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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