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발간하는 홍콩 여행 가이드북에는 ‘아무데서나 침 뱉지 말기’라는 안내문이 반드시 들어간다. 한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함부로 침을 뱉다가는 벌금을 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홍콩 지하철역에서는 쓰레기통에도 가래침을 뱉을 수 없다. 잘못하면 병균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래침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고 질문하자 홍콩 지하철역 직원은 “그냥 삼키던지 아니면 화장실에 가서 뱉어라”고 충고했다. 만약 가래침을 뱉다가 적발되면 물어야 하는 벌금은 무려 5000홍콩달러(약 71만원)에 이른다. 신호위반, 차선위반으로 무는 벌금이 400~500홍콩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10배 가량 엄하게 처벌하는 셈이다.
이런 규정은 2003년 홍콩에서 사스(SARS) 사태가 벌어진 뒤 생겼다. 무심코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홍콩 사람들은 사스 사태를 거치면서 깨달았다.
홍콩 정부는 타인의 영역을 침해하는 행동에 엄격한데 공원에서 담배를 피면 벌금으로 1500홍콩달러(약 21만원)를 부과한다. 공원에서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함부로 노숙을 할 수도 없다. 혹시라도 법률을 어기는 행동을 하면 어느 새 경찰이 다가와 적발해낸다. 싱가포르와 더불어 홍콩이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금융 중심지로 떠오른데는 이 같은 ‘법질서 지키기’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지하철역에서는 여행가방을 든 사람에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