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만에 재개장한 그리스 주식시장이 이틀째 하락하면서 그리스 경제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3차 구제금융협상이 마무리되고 자본통제 조치가 해제돼야 그리스 경제가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아테네증권거래소(ASE)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1.22% 하락한 659.94로 거래를 마쳤다. 재개장 첫날인 3일에는 거래가 중지된 6월 26일 대비 지수가 16.23% 폭락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주식시장은 거래를 재개했으나 자본통제는 아직 진행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자본통제로 해외송금이 10만유로로 제한되면서 그리스 기업들은 ‘삼각결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리스 기업이 해외에서 수입한 원자재 대금을 그리스 기업이 수출하는 제품의 해외 바이어가 대신 내주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7월 그리스 구매자지수(PMI)는 46.9에서 30.2로 크게 떨어져 산업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달 12일 채권단과 극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당장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는 피했지만 3차 구제금융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야 자본통제조치가 완전히 끝날 수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제3차 구제금융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기존의 채권단인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외에 유럽안정화기구(ESM)이 추가돼 그리스는 소위 ‘쿼텟’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3차 구제금융 자금은 ESM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4일(현지시간) 국제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의 1단계를 마무리했으며 오는 18일 타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18일에는 모든 협상이 마무리 돼야 이번달 20일 돌아오는 ECB 채무 32억 유로를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는 다음주까지 협상을 끝내고 11일에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협상안에 대한 서명을 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3일 각국 의회에서 이
‘쿼텟’ 일원인 IMF는그리스 채무 탕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구제금융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MF가 불참할 경우 최대 채권국인 독일 의회에서 구제금융 법안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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