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ASEAN) 관련 회의 가운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6일(현지시간) 오후 쿠알라룸푸르 시내 푸트라세계무역센터(PWTC)에서 열린다.
이날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리수용 북한 외무상,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전날 밤늦게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을 비롯한 27개 ARF 회원국 외교수장들이 총출동한다.
회의에서는 참석 외교장관들이 돌아가며 발언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북핵과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각각 한미일 대 북한, 아세안 국가들과 미일 대 중국간 치열한 설전이 예상된다.
ARF 외교장관회의 후에는 북핵, 남중국해, 극단적 폭력주의, 기후변화 및 보건안보 등 비전통적 안보현안 등을 담은 의장성명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북핵·북한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관련국들을 상대로 촉구해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등 전략적 도발 저지와 비핵화 협상 재개 촉구 등의 내용이 어떤 수준에서 반영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북측의 맞불 외교전과 아세안 국가들이 비동맹 또는 중립외교를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보다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작지 않다.
ARF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지역정세 등이 논의된다.
기시다 일본 외상이 뒤늦게 합류한 가운데 이날도 남북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막판까지 다양한 양자접촉을 통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가능한 많은 국가와 접촉을 갖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북측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전날 남북간 접촉 여부에 대해 “시간도 많고, 할 일도 많은데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라우”라고 밝힌 만큼 남북 간 접촉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병세 장관은 전날 밤 환영만찬 직전 ARF 외교장관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리수용 외무상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했고, 이에 따라 남북 외교수장간 조우
북측은 또 ARF 외교장관회의 도중이나 종료 직후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시 북핵 문제와 관련한 대화중단이 미국이 적대시정책 탓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거듭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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