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남부 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세계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꼽히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실마리가 잡힐지 주목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최근 동아프리카 인근 인도양의 “레위니옹 섬에서 발견된 여객기 잔해는 MH370에서 나온 것으로 국제 전문가팀에 의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MH370이 남부 인도양에서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는 물리적 증거를 얻었다”고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해 3월 8일 실종 후 무려 515일 만에 MH370의 인도양 추락이 확인됨에 따라 제자리걸음을 하던 수색에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발견된 잔해는 비행기 날개의 일부인 플래퍼론으로서 사고 원인을 추정할 단서를 지니지는 않았다.
사실 MH370의 플래퍼론 발견은 그간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쏟아진 의문을 오히려 더 선명하게 재확인하는 면이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올라가야 할 MH370이 도대체 왜 반대 방향인 인도양으로 내려갔는지가 의문의 핵심이다.
지난해 3월 8일 오전 0시41분(현지시각) 이륙한 MH370은 이륙한 지 40여분 만에 교신이 끊어졌고 50분 전후로 말레이시아 민간 레이더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오전 2시15분께 말레이시아 군 당국 레이더에 포착된 사고기는 예정된 항로를 이탈해 인도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레이더 분석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공군은 까닭은 알 수 없지만 MH370이 베이징으로 가던 중 말레이시아로 돌아오려다가 항로를 벗어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호주, 중국, 베트남, 인도, 미국, 말레이시아는 MH370이 인도양에 추락했을 것으로 보고 합동 수색조를 꾸렸다.
국제 수색팀은 추락 해역으로 추정된 호주 퍼스 남서쪽 2600㎞를 중심으로 인도양 해저 수만㎢를 첨단장비를 동원해 샅샅이 살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수색범위에서 4800㎞ 떨어진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해안에서 지난달 29일 MH370의 플래퍼론이 우연히 발견됐다.
무려 515일 만에 인도양 추락 사실은 확인하는 첫 성과를 냈으나 사고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발표한 올해 3월 중간 조사결과의 요지는 ‘모르겠다’였다.
기장, 부기장 등 승무원들의 성격, 사회 적응력, 성향, 육체정신적 건강 등을 세밀히 조사했으나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MH370의 정비기록을 분석해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점검해봤으나 의미 있는 결과는 없었다.
납치설, 테러설, 기체 결함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던 사고 직후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CNN방송이 입수한 미국 정보기관의 대외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항로 이탈이 고의로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MH370이 항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행로를 바꾼 사실로 미뤄볼 때 누군가 조종간을 일부러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정이다.
이 같은 시각은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의 돌출행동이나 조종실에 침입한 승객의 테러 등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도 구체적 증거가 없는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더 많은 잔해가 발견되면 항공기에서 폭발이 있었는지, 기체에 결정적 결함이 있었는지 더 나아간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운항 정보가 담긴 블랙박스가 발견된다면 미스터리가 풀릴 수 있다.
MH370의 잔해가 멀리 동아프리카 근해에서 발견된 사실은 해류를 통해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사고원인 규명을 향한 의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체가 추정대로 호주 서부해안에 떨어졌다면 인도양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며 마다가스카르 동쪽을 지나는 남적도해류를 타고 17개월 동안 이동했을 수 있다.
실제로 서호주대 연구팀은 사고 직후 MH370의 잔해가 실종 후 18~24개월이 지자면 레위니옹 섬 근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수색 주도하는 호주교통안전국(ATSB) 관계자는 이 같은 이유로 행후 수색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그는 현재 선박 두 대로 수중 음파탐지기를 끌고 다니는 방식으로 지정한 해저를 수색하고 있으며 날씨가 좋아지면 장비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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