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 맨하탄 시가지 한가운데서 ‘상의 탈의 퍼레이드(GoTopless Pride Parade)’ 행사가 개최됐다. 상의를 벗은 100여명의 여성이 ‘가슴을 드러낼 자유’와 성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미국 브로드웨이 극장가와 타임스퀘어 일대를 활보했다. 수십여명의 남성이 이들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똑같이 상의를 벗고 시위대에 합류했다.
이번 ‘상의 탈의 퍼레이드’ 행진은 전세계 ‘상의 탈의의 날(GoTopless Day)’을 기념하기 위해 전세계 60여 곳 도시에서 동시에 치뤄지기로 기획됐다. 상의탈의의 날은 지난 2007년 한 미국 NGO가 여성의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자유‘, 그 외 여러 다른 여성의 성적 권리를 되찾겠다는 취지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다른 지역에서 치뤄진 ‘일반적’ 행진과 달리, 뉴욕 시민들이 벌인 행진은 최근 뉴욕 시가 상의 탈의 여성에 대해 취하는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
최근 뉴욕 시는 타임스퀘어에 상주하는 상의 탈의 여성들이 행인과 관광객에게 ‘민폐’를 끼치고 뉴욕 시의 위상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들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상의 탈의 여성과 슈퍼히어로 복장을 한 코스튬 플레이어 등이 관광객을 상대로 기념사진 포즈를 취해주고 이를 대가로 ‘팁’을 받는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심지어 일부 상의 탈의 여성은 사진을 찍고도 팁을 주지 않는 행인을 위협하기까지 해 경찰이 체포하기도 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타임스퀘어는 가족 단위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인데 이런 선정적인 모습의 여성들 때문에 인해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며 단속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뉴욕 시가 타임스퀘어에서 상의 탈의 여성을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여성 인권을 위한 당연한 행동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클라우디아 시몬디(46)는 “상의 탈의가 여성의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에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테레사 크루드(22)는 갓 돌을 지난 자신의 아들까지 데리고 시위에 참가했다. 크루드는 “가슴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도 자랑스럽게 대중에 공개할 생각”이라며, 퍼레이드에서 상의를 벗는 것을 남편에게 허락받았다고 덧붙였다.
모든 뉴욕 시민이 퍼레이드에 우호적인 것은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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