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들이 앞다퉈 카드대출 상품(카드론)의 최저금리를 1%대로 낮추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은행들을 필두로 금리인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카드론 저금리 경쟁의 문을 연 것은 SBI네트은행이었다. 이 은행은 작년 7월 대출규모 등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카드론 최저금리를 3.5%에서 1.99%로 내렸다. 이에 질세라 요코하마 은행은 지난 4월 카드론 대출금리를 3.5%에서 1.9%로 인하했다. 또 6월엔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과 KDDI가 출자한 은행들도 금리를 1.9%로 내렸다. 심지어 소니 은행은 7월부터 약 4년 만에 카드론 신규신청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오릭스 은행은 20일부터 한시적으로 이자 전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쉬백’ 캠페인을 시작했다. 신청자에 한해 카드론을 이용하고 12월 10일까지 이를 갚으면 그 기간 동안 발생한 이자를 전부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이는 12월까지 대출금리가 사실상 0%라는 뜻이다.
이처럼 인터넷 은행들이 앞다퉈 카드론에 뛰어든 이유는 달리 돈을 벌 수 있는 운용상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은행처럼 국내외 법인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문턱이 낮은 개인주택대출도 은행 간의 금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또 이들은 개인을 상대로 연간 수입의 3분의 1 이상 빌려줄 수 없지만 카드론에 대해선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카드론 대출 한도를 800만~1000만엔 정도로 높게 설정
닛케이는 최근 경쟁 과열로 카드론을 지나치게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은행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은 약 4조7000억엔(약 45조8800억원)으로 5년만에 40%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카드론은 소비자 편의성이 높지만 파산 위험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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