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 엠블렘이 표절논란 끝에 폐기되면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주경기장에 이어 도쿄올림픽의 상징인 엠블렘까지 백지화되면서 조직위를 이끄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회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전날 벨기에 극장로고 표절논란이 발생한 올림픽 엠블렘 사용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서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다. 조직위는 이와 더불어 각 지자체에 엠블렘이 포함된 포스터 등을 폐기하라고 요청했다.
조직위는 엠블렘이 새겨진 홍보상품을 이미 만들어 둔 상태라 새로운 상품 제작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또 스폰서 기업들이 이미 엠블렘을 사용한 광고 등을 내보내고 있어 이에 대한 배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해상일동화재과 니혼생명은 엠블렘이 폐기되자 이를 사용한 TV광고 방송을 취소 및 수정했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은 엠블렘이 포함된 동영상 광고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 외에 일본항공과 NTT 등도 홈페이지에 게재한 엠블렘 이미지를 서둘러 다른 이미지로 교체했다.
이처럼 아베 신조 총리가 야심하게 추진 중인 도쿄올림픽이 시작 전부터 악재에 휘말리자 모리 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익명의 자민당 관계자는 당 간부와 올림픽 관계자들이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엠블렘 교체를 권고했으나 모리 위원장 측근들이 이를 듣지 않았다고
한편 올림픽 엠블렘의 표절을 주장한 벨기에 그래픽 디자이너 올리비에 데비는 조직위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제소 절차는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데비는 지난달 엠블렘 표절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IOC를 벨기에 법원에 제소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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