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난민을 받지 않겠다는 유럽 일부 국가들의 방침을 바꾼 건 어린 쿠르디의 죽음을 알린, 29살 여기자의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백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이 가슴을 울리고는 하는데요.
엄해림 기자입니다.
【 기자 】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네이팜탄 폭격으로 화상을 입은 채 알몸으로 뛰는 베트남 소녀 킴 푹.
수술을 17번이나 받아 목숨을 건진 소녀의 사진은 반전 운동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 인터뷰 : 킴 푹 / '네이팜 소녀' 당사자
- "그 사진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데 엄청난 힘을 발휘했습니다"
독수리 한 마리가 굶주린 소녀를 노려보는 사진은 수단의 기아 문제에 경각심을 울렸습니다.
12살 파키스탄 소년이 축구공을 꿰매는 사진은 나이키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쿠르디의 사진도 마찬가지.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시리아 내전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 인터뷰 : 데미르 / '꼬마 난민' 촬영 기자
-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진을 찍는 것뿐이었습니다. 쿠르디의 소리없는 비명을 대신 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죠."
올해 시리아에서만 난민 33만 명이 발생했지만, EU가 현재 수용한 건 12만 명.
헝가리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수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